사상 최대실적 불구 노심초사…"高석탄-低유가 불안감 증폭"美가스화학-中석탄화학…국내 석유화학 압박 요인 작용
  • ▲ 국내에서 가스화학 설비에 대한 투자를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롯데케미칼이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이다.ⓒ롯데케미칼
    ▲ 국내에서 가스화학 설비에 대한 투자를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롯데케미칼이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이다.ⓒ롯데케미칼


    오르는 석탄(coal) 가격과 낮게 유지됐던 원유(crude oil)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등장했다.

    14일 업계는 석탄 가격 상승세가 잠시 멈췄고 유가가 오르는 상황이 최근 벌어지면서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도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급과잉으로 고통을 받던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중국의 화학 제품 생산이 감소해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중국은 저렴한 석탄으로 화학 제품을 생산했는데 자국에서 석탄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화학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유가 역시 국내 석유화학 업계를 돕고 있었다.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나프타(naphtha)로 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우리 업계는 저렴한 원료로 화학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저유가는 미국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가스화학 설비의 본격 가동 시기가 늦추는 역할까지 해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 제고에 도움을 줬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호의적이었던 시장 상황은 최근 급변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석탄 생산량을 더 늘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하면서 원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그동안의 호황을 이끌었던 두 가지 요소가 모두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불리하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석탄 생산량 증대 노력이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며 원유가 배럴(barrel)당 6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불확실성이 있지만 업계는 시장의 변화에 귀추를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석탄 가격 상승세가 멈췄고 유가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는 것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라며 "아직 위기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변화를 주시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저렴한 석탄화학 만큼 석유화학을 위협하는 가스화학이 원유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 이르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긴 시간 유지된 저유가로 미국의 셰일가스(shale gas) 업체들이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고 최근에는 배럴당 40달러 수준에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스화학 업체들은 셰일가스 생산량이 늘어나면 유리해진다. 저렴한 에탄(ethane)과 프로판(propane)을 이용해 에틸렌(ethylene)과 프로필렌(propylene)을 생산하는 가스화학 업체들이 석유화학 업체가 현재 누리고 있는 호황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경쟁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