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브랜드 이미지 파워 무시 못해소비자들 "쓰던 회사 제품 계속 사용하게 돼"
  • 서울 왕십리 인근 한 가전제품 매장의 밥솥 판매 코너.ⓒ이지완 기자
    ▲ 서울 왕십리 인근 한 가전제품 매장의 밥솥 판매 코너.ⓒ이지완 기자



    "대유위니아 딤채쿡은 저희 매장에 없어요. 전자제품 다 있는 H마트에나 가야 있지. 그리고 딤채쿡은 제품이 많지도 않아요" 서울 왕십리 인근 전자제품 판매점 종업원의 말이다.

    지난 15일 오후 8시를 넘은 시간, 기자는 서울 왕십리 인근의 730평대 가전제품 판매점을 방문했다. 매장 한 켠에는 5~6평 내외의 공간에 국내 밥솥제품들이 비치돼 있었다. 평일 퇴근 시간 이후라 밥솥 구매자들은 많지 않았지만, 50대 중년 남성을 비롯해 가정주부, 신혼부부 등 다양한 연령층의 구매자들을 볼 수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쿠쿠전자의 밥솥을 구매한 주부 A씨는 "밥솥은 한 번 사면 오래 쓰는데 새로 교체하더라도 전에 쓰던 회사 제품을 또 사는 편이에요. 밥솥을 오랫동안 만든 회사가 더 믿음이 가는게 사실이잖아요"라고 말했다.

    신혼 살림을 구매하기 위해 남편과 매장을 방문한 B씨는 "밥솥을 산다고 하면 주변에서 하는 말이 쿠쿠나 쿠첸"이라며 "밥솥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밥솥시장은 약 5800억원 규모로 업계 1~2위인 쿠쿠전자와 쿠첸이 전체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밥솥시장은 좀처럼 상위 두 업체의 '양강구도'가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 1998년 이후 줄곧 업계 1위를 달린 쿠쿠전자가 60~70%, 후발주자로 나서 이를 추격하고 있는 쿠첸이 30~35% 내외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다 보니 국내 밥솥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낸 신입생들은 '울상'이다. 올해 국내 밥솥시장에서 쿠쿠, 쿠첸에 도전한 업체들은 대유위니아와 샤오미 등이다.

    특히 대유위니아는 올해 초 딤채쿡을 선보이며 올해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밥솥하면 떠오르는 쿠쿠, 쿠첸의 브랜드 파워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대유위니아 딤채쿡의 시장점유율이 1%도 안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10%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라고 전했다.

    딤채쿡은 규격이 유사한 타사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비싸게 출시된 점과 밥 짓는데 걸리는 시간이 타 제품 대비 느리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대유위니아 IH전기압력밥솥 딤채쿡의 10인용, 6인용 모델 가격은 각각 84만9000원, 55만9000원으로 타 사 대비 약 10만원 정도 고가다. 밥을 짓는 시간 역시 일반 모드 43분, 쾌속 18분으로 최대 10분 이상 시간이 더 소요된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은 전체 판매 대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며 "딤채쿡 등에 대한 내년도 사업 계획은 김치냉장고 시즌이 끝나는 12월 20일 이후 전사적으로 논의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