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형 구조 개선 및 인력 생산성 높일 계획직원 수 2만명 미만 목표…인력감축 계속될 것
  • ▲ 윤종규 KB금융 회장. ⓒ 뉴데일리경제
    ▲ 윤종규 KB금융 회장. ⓒ 뉴데일리경제

국민은행에 불어 닥친 희망퇴직 바람이 매섭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취임 후 인원 감축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면서 2년 새 약 4000명의 국민은행 직원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1월 윤종규 회장 취임 후 국민은행이 지난 2년 동안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은 149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신청한 2800명까지 합치면 4000여명이 은행을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9월 기준 한국씨티은행 총 직원이 3569명, SC제일은행 직원이 4231명인 것을 감안하면 2년 간 국민은행을 떠난 직원 규모가 국내 중소형 은행 한 개가 사라진 것과 맞먹는 셈이다. 

국민은행의 급격한 인원 감축은 윤종규 회장의 강한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가운데 직원수가 가장 많아 '생산성 최하위' 은행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윤종규 회장은 취임 초부터 국민은행의 인력 구조적인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있음을 밝히고, 인력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2년 동안 국민은행이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직원들을 내보내고 순이익이 크게 늘면서, 1인당 생산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윤종규 회장이 취임 했던 2014년 말 당시 국민은행의 1인당 생산성(법인세 차감전순익/전체 직원수)은 6443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7527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전체 직원 수 역시 2014년 2만1599명에서 2015년 2만836명, 2016년 9월 말 2만540명으로 줄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인원 규모가 줄고 있지만 국민은행의 희망퇴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윤종규 회장이 취임 당시 신한은행을 롤모델로 삼고, 직원 수를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임금피크제도와 희망퇴직제를 정례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기준 신한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1억627만원으로 국민은행보다 약 3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직원 수 역시 2014년 1만4537명, 2015년 1만4649명, 지난해 9월 1만4573명으로 국민은행보다 규모가 작은 편이다.
 
결국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처럼 생산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2만 명 미만으로 직원 수를 유지해야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비대한 몸집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좋지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으로 핵심 인력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종규 회장도 은행을 떠나는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윤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희망퇴직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하면서 동고동락했던 많은 동료를 떠나보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CEO로서 수많은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지만 KB의 미래와 후배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해준 KB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