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1위 서대문구, 84㎡기준 4452만원 뛰어"악재 가득 올해 부동산시장 부정적" 한 목소리
  •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 준공 현장. ⓒ연합뉴스
    ▲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 준공 현장.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에서 매매가가 가장 많이 오른 자치구는 재건축사업이 활발한 서초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은 중심업무지구가 인접해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서대문구 오름세가 돋보였다. 이들 두 지역은 전반적인 침체가 예상되는 올해 부동산시장에서도 대폭 하락 우려는 낮은 것으로 예상됐다.

    6일 부동산114 시세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서울 평균 매매가는 ㎡당 576만원으로, 2015년 말에 비해 43만원 올랐다. 전용 84㎡ 기준으로 1년 새 3612만원이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전셋값은 375만원에서 396만원으로 21만원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매매가는 서초구가 ㎡당 106만원 오르면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84㎡로 환산하면 1년 만에 8904만원이 오른 것. 이어 △강남구 +101만원 △양천구 +67만원 △송파구 +53만원 △성동구 +47만원 등으로 오름세가 가팔랐다.

    서초구에서는 특히 잠원동(+177만원), 반포동(+148만원), 양재동(+113만원) 상승폭이 컸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반포동 '신반포 3차' 전용 99.4㎡ 9층의 경우 지난해 4월1일 12억8500만원에서 12월15일 15억원으로 2억1500만원이 뛰었고, 잠원동 '동아' 전용 84㎡ 10층은 3월31일 9억8000만원에서 11월4일 11억3500만원으로 1억5500만원 상승했다. 양재동 '우성' 전용 73㎡ 8층은 1월12일 6억원에서 11월18일 7억1300만원으로 1억1300만원 오른 가격에 계약이 성사됐다.

    이처럼 서초구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활발한 재건축 사업 추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포동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보통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기존 아파트 시세가 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보는데, 이곳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아크로 리버파크(2016년 8월, 이하 입주시기)' 분양 이후 '래미안 퍼스티지(2009년 7월)', '반포 자이(2008년 12월)' 모두 시세가 더 뛰었다. 향후 반포주공1단지가 재건축돼 입주할 때 쯤이면 평균 시세가 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랑구는 ㎡당 9만원 오르는데 그치면서 최소 상승폭을 기록했다. 84㎡ 기준으로 756만원 오르면서 서초구 상승폭의 8%에 불과한 상승폭을 보였다. 중랑구에 이어 △동대문구 +12만원 △강북구·종로구 +14만원 △관악구·성북구 +16만원 등으로 더딘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기준 매매가 순위는 강남구가 1047만원으로 최고 매매가 시세를 형성하고 있으며, △서초구 988만원 △송파구·용산구 740만원 △양천구 617만원 등으로 가격이 높았다. 지난해에 이어 강남구와 서초구가 투톱을 형성한 가운데 송파구가 용산구(+37만원)보다 높은 가격 상승폭을 기록, 시세가 같아졌다. 양천구는 2년 연속 5위를 기록했다.

    전셋값은 서대문구가 ㎡당 53만원이 오르면서 서울시내 25개구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84㎡ 기준으로 4452만원이 올랐다. 이어 △마포구 +40만원 △용산구 +36만원 △성동구 +35만원 △은평구 +30만원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서대문구에서는 특히 북아현동(+110만원)과 남가좌동(+100만원) 상승폭이 컸다. 북아현동 '두산' 전용 59.9㎡ 14층은 2월22일 1억원에서 12월29일 2억7000만원으로 1억7000만원이 뛰었고, '아현역 푸르지오' 전용 59.997㎡는 1월4일 4억4000만원에서 12월18일 4억7000만원으로 3000만원 올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서대문구는 마포, 용산, 중구 등과 함께 대표적인 직주근접 지역으로 꼽히지만, 재건축 사업지가 많은데다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하다보니 전셋값 상승폭이 컸던 것"이라며 "입지적 장점에 가격 메리트까지 있어 전반적인 침체를 보일 올해 전세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선은 유지할,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송파구는 ㎡당 6만원 오르는데 그치면서 최소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어 △강동구 +7만원 △중랑구 +11만원 △강북구 +12만원 △강서구·관악구 +13만원 등이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전셋값 순위는 강남구가 ㎡당 595만원으로 가장 비싼 가격을 기록했으며 서초구 579만원, 송파구 475만원, 용산구 459만원, 마포구 454만원 등의 순으로 시세가 높았다. 지난해에 이어 강남·서초·송파·용산이 탑4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마포구와 성동구가 광진구(+22만원)에 비해 높은 상승폭을 기록하며 5, 6위에 올랐다.

    한편,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눈치만 보며 거래 시기를 조율하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때문에 집값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전주와 같았다. 12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 각각 0.02%, 0.01%가 올랐지만, 이후 가격이 제자리 수준에 머무는 데 그쳤다.

    서울까지 매매가격이 보합세에 그치자 내년 집값을 두고 부정적인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앞으로 주택거래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희박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은행·증권 자산가 1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전국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본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보합과 하락이 각각 49%, 48%로 자산가 대부분이 내년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다른 연구기관도 비슷하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전국 주택매매가가 평균 0.8% 하락할 것으로 봤으며 주택산업연구원도 전국 집값이 제자리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11·3대책에 이어 아파트 잔금대출 분할상환 규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공급물량 과잉 등으로 한동안 냉각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악재가 줄줄이 있는데다 올해 수도권에서는 지난해보다 4만3000여가구가 늘어난 16만300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공급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덕례 주산연 연구위원은 "입주물량 증가는 전셋값 상승 압력을 둔화시켜 임차시장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일부 지역은 역전세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