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물량 32만여가구… 전년比 29.62%↓17개 시·도 유일 4개 지역만 공급량 증가
  • ▲ 서울 중구 신당11구역을 재개발한 '신당 KCC스위첸' 투시도. ⓒ KCC건설
    ▲ 서울 중구 신당11구역을 재개발한 '신당 KCC스위첸' 투시도. ⓒ KCC건설

    정유년 아파트 분양물량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난해 분양시장 호황에 편승, 오히려 공급물량이 늘어난 지역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규제로 신규분양 공급계획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물량 증가지역에 그만큼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공급예정인 물량은 전국 31만9416가구로, 이는 지난해 45만3829가구 보다 13만4413가구 줄어든 수치다. 쉽게 말해 분양시장 호황 직전이던 지난 2014년 33만4901가구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국 17개 시·구별로 살펴보면 제주·충북·전남·광주·경남·경북·경기 등 13개 시·도에서 분양물량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이에 반해 서울·부산·대전·충남 4개 시·도에서는 오히려 지난해 보다 더 많은 공급물량이 나온다.

    지난해 서울·부산·대전·충남 지역 공급물량은 총 8만294가구였지만 올해는 지난해 보다 50% 증가한 11만9551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1만8801가구로 지난해 보다 66.82% 증가했으며, 서울도 5만7816가구로 전년 대비 48.24% 늘었다. 부산 역시 2만4860가구에서 3만6485가구로 46.76% 증가했으며, 대전도 5163가구에서 6449가구로 24.91% 늘어났다.

    업계서는 올해 내 집 마련을 고민 중인 주택수요자라면 분양물량이 증가한 4곳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1·3부동산대책과 11·24집단대출규제 등으로 새아파트 공급에 부담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특정지역 신규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시장분위기나 수요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실제 서울에서는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알짜단지를 여럿 선보인다. 정비사업의 경우 입주와 동시에 교통·교육·쇼핑 등 생활편의시설을 즉시 누릴 수 있고, 대형건설사 시공으로 브랜드가치가 높아 상품성이 뛰어난 편이다.

    포애드원에 따르면 서울서 분양되는 신규단지 57곳 중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무려 45곳에 달한다. 일례로 1월 KCC건설은 서울 중구 신당11구역을 재개발한 '신당 KCC스위첸' 176가구를 선보이며, GS건설은 강남 방배동 첫 재건축사업 '방배아트자이'를 분양한다.

    신당 KCC스위첸 분양관계자는 "더블 역세권에 교육·문화·쇼핑·공원을 갖춘 데다 시청과 광화문으로의 출퇴근 환경이 편리하다"며 "여기에 100% 중소형에 일반분양 물량도 전체 약 59%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 분양 전부터 문의전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 집 마련 열기가 전국서 가장 뜨거웠던 부산지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이 무려 99.61대 1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 14.45대 1을 크게 앞질렀다.

    이곳에서는 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온천2구역을 재개발한 '온천2구역 래미안 아이파크' 3853가구를 공급하며, 대보건설은 연제구 연산동에 '부산센텀하우스디' 253가구를 분양한다.

    공급 가뭄지로 꼽히는 대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대전 분양물량은 총 2만7787가구로, 제주도 1만2960가구에 이어 전국서 두 번째로 적은 물량이 공급돼 왔다.

    반면, 같은 기간 1순위 청약통장수 상승폭은 236.61%로, 서울 상승폭인 131.05%의 2배에 달했다. 

    대전지역에서는 GS건설이 서구 복수동 1구역에 1102가구 규모 주택재개발사업을 앞두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포스코건설이 서구 관저동 관저지구 28블록에 950가구 규모 '대전관저더샵'을 선보일 예정이다.

    충남지역에서도 신규분양 물량이 봇물을 이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충남 전세가율은 75.58%로,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 중 전세가율이 △광주(78.13%) △전북(77.42%) △대전(76.78%)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따라서 아파트가격 상승폭도 가파른 편이다. 충남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최근 5년 간 평균 16.09%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상승폭은 7.81%에 그쳤다.

    충남지역에서는 당진시 수청동에 '당진시수청지구4 중흥S-클래스' 482가구와 서산시 성연면 '서산테크노밸리우미린(우미건설)' 551가구가 연내 분양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인상 우려와 전매제한강화, 1순위자격 강화, 집단대출규제 강화로 국내 부동산경기가 불투명한 가운데 공급이 몰린 지역은 그만큼 분양이 안정적이란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건설사의 철저한 분양성 검토가 이뤄진 서울·부산·대전·충남 일대 새아파트 공급을 눈여겨볼만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