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자율주행·커넥티드카 '화두', 車업계 개발경쟁 가속글로벌 '톱' 조선·철강업, 국내외 특허 수두룩
  •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지만, 한국경제의 여건은 그리 녹록치 않다. 대한민국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특검, 대선 정국이 맞물리면서 사상 최악의 혼돈의 시기를 겪게 된다. 특히 산재된 여러가지 불확실성 요인이 한국경제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점차 높아지고 있는 보호무역 장벽은 올해 글로벌 경제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의 정부는 물론 기업간에도 치열한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난관을 뚫기 위해 대한민국도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할 때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역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리스크로 꼽힌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촉발될 환율시장 불안에 선제적·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매년 반복되는 노조의 파업도 빼놓을 수 있는 악재다.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매출 손실과 경쟁력 약화, 이미지 및 신뢰도 추락은 한국경제에 치명적이다.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안도 찾아야 한다. 결국 생존을 위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는 길 밖에 없다. 특허 및 원천기술 확보에 기업들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기업들이 더욱 해외에 진출해 시야를 넓혀야 한다. 눈높이를 맞춘 현지화 및 다변화를 통해 수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처럼 5대 불확실성 악재를 진단하고, 한국경제가 희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 ⓒ현대차
    ▲ ⓒ현대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2017년에는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기술이 확실한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송도 빈번해져 특허 및 원천기술 확보가 경쟁력의 척도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기업 간 기술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특허 및 원천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동차 산업은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자율주행·커넥티드·친환경차 등 미래차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2017 CES에서 완성차 업체는 물론 IT·전자 업체들도 앞다퉈 관련 기술과 개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순간만 밀려나도 미래차 개발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특허 및 원천기술 확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내 자동차 업계 특허 출원은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가 주도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선진특허분류(CPC) 기준 자동차 분야 출원은 현대·기아차가 2만3355건, 현대모비스가 4788건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국내에서 총 1만7098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5755건을 취득했다. 특히 최근에는 자율주행, 모바일 연동 서비스, 친환경차 등 미래차 개발을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운전자 성향 판단 제어 기술, 관성 주행안내, 보행자 대응 AEB 시스템, 후측방 경보 시스템, 고화소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 배터리 팩 안전성 확보 기술, 전기차 급속 충전용 통신 제어기 등이 있다. 연구개발 비용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5245만4400만원을 투자했다. 이는 매출액의 2.2%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국내에서 4418건, 해외에서 2046건의 특허를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환경차용 구동모터 주사용영역 효율 최적화 기술, 연비 향상 초점도 변속기유, 와이퍼 일체형 후방 카메라, 전기차 급속 충전용 PLC 통신방식 충전기 지원 제어기, 핫스탬핑 적용 일체형 사이드아우터 보강재 등을 개발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투입한 연구개발비용은 매출액의 3.0%인 1조1932억4800만원이다.

     

    향후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 △카 투 라이프 시대를 주도할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017 CES에서 "우리는 지금 기술 융합과 초연결성으로 구현될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에 서 있다"며 "현대차는 친환경적이고 주변의 모든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고, 초연결성을 지닌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 ▲ ⓒ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

    국내 1위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도 특허를 비롯한 독자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모비스의 국내외 특허 등록건수는 600여개로,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대표적인 기술로는 2011년부터 양산되고 있는 AVM(어라운드뷰모니터링)과 IBS(지능형배터리센서) 등이 있다. 아직 양산 단계는 아니지만, 이번 2017 CES에서 선보인 인휠 시스템, 지문인식 스마트키 등도 눈에 띄는 독자개발 기술로 꼽힌다. 친환경차용 차세대첨단제동시스템 iMEB, 수소연료전지차 핵심 부품 개발에도 한창이다.

     

    부품업체인 만도는 특허에 민감하다. 지난해 하반기 독일의 보쉬가 만도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탓이다. 만도는 특허 침해 사실이 없다며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사적으로 특허경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만도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2867건의 특허를 창출했다. 지난해에만 700여건 이상이 출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공격적인 특허 출원을 하고 있다. 전체 특허건수의 40%이상이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과 전기차 기술 등 미래형 자동차 기술 개발에 주력해 국내외 DAS (Driver Assistance system) 관련 전략특허 900여건 및 첨단 안전장치의 특허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만도는 올해 매출의 약 5.5%를 R&D에 투자했고, 향후 투자비중을 6%이상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 국내 조선업, LNG선 관련 독보적인 기술력 자랑

     

  • ▲ ⓒ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

    국내 조선산업을 이끌고 있는 원동력 중 하나는 독보적인 LNG 기술력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는 LNG선 관련 특허와 핵심기술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8개의 국가핵심기술과 300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 중 LNG 운반선 화물창 제작 기술과 가스처리시스템이 대표적인 핵심기술로 알려져 있다.

     

    삼성중공업은 LNG추진선 시장 확대 전망에 대비해 천연가스엔진 연료공급 기술 분야에서 다수의 특허 기술을 개발·보유하고 있다. LNG선 화물창 독자모델 등 LNG화물창 분야에서도 많은 특허를 취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시장 변화를 주도해왔다. 대표적으로는 천연가스 재액화 기술과 액화천연가스연료 추진 선박이 손꼽힌다. 현재 관련 특허를 140여건 출원했으며 28건이 등록돼 있다. 천연가스 재액화장치(PRS)는 LNG선이 경제속도로 운항할 때, 화물창 내에서 발생하는 천연가스의 손실을 보존하는 장치다. 대우조선해양은 관련 특허 38건을 국내·외에 출원해 5건 등록 완료 및 추가 특허 등록을 추진 중에 있다.

     

    ◇ 철강업, 포스코 파이넥스·현대제철 AMP 등 대표적 기술

     

  • ▲ 파이넥스 3기 설비.ⓒ포스코
    ▲ 파이넥스 3기 설비.ⓒ포스코

    국내 철강업계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과 CEM 공정을 들 수 있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AMP(복합다상강) 특허 출원을 하는 등 자동차 강재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포스코가 특허청에 등록을 신청해 취득한 특허수는 약 1만5000건에 달한다. 파이넥스와 관련해서는 국내 224건, 해외 20여개국에서 58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에도 적극 나서 관련 기술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파이넥스(FINEX) 공법은 수백 년 이상 이어온 용광로를 대체할 포스코 고유의 ‘친환경ㆍ고효율 제철공법’이다. 원료의 예비처리 과정 없이 자연 상태의 가루철광석과 유연탄을 사용해 철을 만드는 혁신 기술이다.

     

    CEM(Compact Endless Cast & Rolling Mill)도 빼놓을 수 없다. CEM은 세계 최고속도의 연주기와 열간압연기를 직결해 구현된 연연속압연을 통해, 냉연재 대체가능수준의 Premium 열연박물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혁신기술이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고유 기술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해 나가는 ‘솔루션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바탕으로 기술을 수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3세대 강판인 AMP(Advanced Multi-Phase, 다상복합조직)강 개발을 시작해 2019년부터 양산차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고강도와 연신율을 강화한 제품인 트윕(TWIP)강이 2세대 강이라면, AMP강은 공정상 단점을 보완하면서 강도와 성형성을 높인 현대제철 고유의 3세대 강이다.

     

    한성수 현대제철 선행연구팀 연구원은 "수천 수만 가지 성분 조합이 있고 최적의 성분 조합을 찾아내더라도 공정 변수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강종을 개발하는 데는 통상 10년이 걸린다"면서도 "현대차와의 협업과 강도 높은 테스트, 빅데이터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 조기에 개발을 완료해 양산차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올해까지 400억원 이상을 투자해 기술연구소 신규 실험동을 구축할 계획이다. 3세대 강판 및 초고강도강의 개발 인프라 확보와 특수강 신뢰성 센터를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도 현재 특허 80건, 해외특허 17건을 확보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 기술은 친환경 혁신 전기로(에코아크) 제강 기술, 후판 이두께 압연 기술 등이 있다.

     

    친환경 혁신 전기로 제강 기술은 기존 전기로 공법대비 30% 이상 에너지를 절감, 저탄소를 배출하는 기술이다. 후판 이두께 압연 기술은 2014년부터 일본 JFE스틸과 기술 제휴를 통해 연구 중인 후판 제품 압연기술이다. 하나의 후판에서 두께가 다른 압연이 가능한 이두께 압연 기술은 국내 최초로 동국제강이 개발 중에 있다.

     

    ◇ 생활가전업계, 수많은 유사제품 속에서 차별화가 관건

     

  • ▲ ⓒ코웨이
    ▲ ⓒ코웨이

    생활가전업계에서도 특허는 중요하다. 수많은 유사 제품군들 사이에서  고객니즈를 충족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코웨이는 지난해 12월 기준, 특허출원 건수는 3300여건이다. 이 가운데 주요 특허  기술로 꼽히는 것은 정수기 수처리장치의 살균 과정 중 단전 시 저장탱크의 살균수를 자동으로 배수하는 기술이다. 단전 중에도 살균수가 소비자에게 제공되지 않도록 해 소비자 안전성을 향상시켰다.

     

    코웨이는 향후 특허기술 등의 개발 방향을 두 가지로 잡고 있다. '깨끗하고, 건강한 물과 공기의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기술'과 코웨이만의 핵심 경쟁력인 'Care'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스마트기술을 결합해 고객의 건강한 삶과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술이다.

     

    SK매직도 특허·실용신안을 약 20건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슈퍼정수기에 순간온수기와 방열구조, 절전 등 8개에 이르는 특허기술을 투입시켜 어필하고 있다. 특허를 비롯해 회사 전반적인 R&D 투자를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매직 관계자는 "우리는 제조업 근간이기 때문에 제조기술에 상당한 중점을 두고 있다"며 "가스레인지, 정수기 등 주력 제품군에서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선 기술개발을 위해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풍기 주력에서 다양한 제품군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신일산업의 경우 대표적인 특허기술로 선풍기에 손을 갖다대면 전원이 on/off 되는 '선풍기 제어장치'가 있다. 이는 제품의 안정성과 편리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쿠첸은 국내외 특허, 디자인, 상표, 실용실안 등 특허보유 건수가 총 438건에 달한다. 대표적 특허기술은 '다분할 프리인덕션 제어 기술'로 전기레인지에 적용됐다. 이 기술은 인덕션을 통해 다양한 크기의 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어가 가능하다. 쿠첸은 최근 사물인터넷(IoT) 제품 보급이 가속화됨에 관련 기술개발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의 경우 세계 최초로 특허를 받은 '스팀회전' 기술이 돋보인다. 해당 특허기술은 스팀유입공과 스팀분사공이 형성된 회전판, 생성된 스팀을 스팀유입공으로 안내하는 스팀안내수단 등으로 구성된다. 이 기술이 모두 결합해 회전하는 걸레로 스팀 청소를 하는 청소기가 탄생했다.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본사에 마련된 연구실에서 사소한 아이디어 하나도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특허기술 또는 제품에 녹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효성, 신소재 '폴리케톤' 특허 출원 1위

     

    효성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효성은 조석래 회장의 '기술중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그 결과 신소재인 '폴리케톤' 특허출원 1위를 달성했다. 효성은 10여년 간 폴리케톤 개발에 약 5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10년부터 세계 10대 일류소재기술사업 국책 과제로 연구지원을 받았다.

     

    그결과 폴리케톤은 내충격성·내화학성·내마모성을 바탕으로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연 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로 적용될 수 있다. 폴리케톤 블렌드 및 제조방법인 POX는 국내 121건과 해외 18건, 총 139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 타이어보강재는 국내 68건, 해외 119건으로 총 187건의 특허를 확보한 상태다. 이밖에도 산화 탈수소 촉매, 및 이를 이용한 프로판으로부터 프로필렌의 제조방법인 PP-DH 국내 32건, 해외 4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