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주주들 "경험 부족으로 유동성 위험해진다" 반대SM상선, 터미널 확보·얼라이언스 가입 등 해결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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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이 대한해운이 아닌 SM상선을 통해 영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해운업계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자금력과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자산 인수를 추진했던 SM그룹이 대한해운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불가피하게 계획을 수정했다.  

대한해운 주총에서 주주들은 "벌크 전문선사인 대한해운은 컨테이너 운영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한진해운 자산 인수 본계약이 체결되면 대한해운의 유동성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주가 가치 하락에 따른 기업 가치의 하락이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결국 SM그룹은 주주들의 동의 없이도 한진해운을 인수 할 수 있는 신설 컨테이너 선사인 SM상선 조직을 신설하고 인사 발령을 냈다. SM상선은 회사를 이끌 초대 사장에 김칠봉(65) 대한상선(전 삼선로직스) 사장을 임명하고, 2본부 19팀 1파트를 두기로 확정했다. 공식 출범은 오는 3월이다. 

우여곡절 끝에 닻은 올렸지만, SM상선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일각에서는 현대상선과 함께 국적선사로써의 역할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지만, 이미 한진해운 인수 초반부터 삐걱거린 SM그룹이 SM상선을 통해 해운업계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컨테이너 사업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SM그룹은 돌발 부채가 발견되면서 한진해운 중국 법인을 비롯해 미국, 베트남 등 6곳의 자회사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특히, 한진해운 주력 자산인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54%)은 우선 협상권을 부여받았지만, 자금력 부족 등의 이유로 스위스 선사 MSC에 인수권을 빼앗긴 것이 대표적이다. 

해운업계 전문가는 "초반부터 삐걱되는 상황에서 출범만 한다고 해결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작은 규모로 벌크선만 운영해 봤던 SM그룹이 컨테이너 선사로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대규모도 12척 밖에 안되는 작은 규모로, 이는 흥아해운과 장금상선 보다도 적다"면서 "가뜩이나 업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대상선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컨테이너 선사로 거듭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주변환경이 정리 안된 상태에서 당장 국적선사로써의 역할은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제 막 첫 걸음마를 뗀 SM상선이 선박과 컨테이너 장비 도입, 터미널 확보, 얼라이언스 가입 등 당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SM상선 관계자는 "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급할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규모에 맞게 차근차근 일궈 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