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후속작 제품 잇달아 출시… 사회적으로 회자되는 제품은 후속작 아닌 '본편'
  • ▲ 진범용 기자. ⓒ뉴데일리경제
    ▲ 진범용 기자. ⓒ뉴데일리경제
    본편만 한 후속작은 없다! 

    영화계의 오랜 정설로 명작을 뛰어넘는 후속작을 만들기 어렵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이는 비단 영화계뿐만 아니라 히트를 친 상품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편의점 업계는 시리즈 상품 전략을 들고나오면서 고객 끌어모으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기화 된 불황 속에서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보다 인기가 높았던 제품의 후광을 이어받는 후속작을 출시해 소비자에게 익숙하기 다가가기 위해서다.

    CU는 지난 2014년 '프리미엄주스'로 재미를 본 이후 2015년 기존 운영 상품에 블루베리, 망고 등 3종을 출시했고, '자이언트 떡볶이'의 후속작으로 '자이언트 라볶이'와 '자이언트 빨간 순대'를 출시했다.

    GS25 역시 히트 상품인 '유어스오모리김치찌개라면'의 후속작으로 '유어스오모리참치찌개라면'과 '유어스오모리부대찌개라면'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도 요구르트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으로 '요구르트젤리', '요구르트 팩'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그야말로 편의점은 지금 후속작 열풍인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후속작 제품은 말 그대로 후속작으로 본편에 힘입어 단시간 반짝 빛을 볼 뿐 메가히트를 기록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오리온에서 출시한 초코파이의 후속작 '초코파이 바나나'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3월부터 판매된 이 제품은 4월 엄청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지만,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A편의점에서 이 제품의 매출은 4월과 비교해 12월 79%나 급감했다.

    편의점의 PB(자체 브랜드)상품은 고객들의 반응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미 인지도가 있는 상품들과 협업하거나 유명 제품의 후속작으로 출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판매 결과 역시 후속작 대부분은 못해도 본전은 건지는 경우가 많다.

    C편의점 관계자는 "위험 부담을 가지는 신규 제품보다 전작의 인기를 이어가는 후속작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솔직히 안전한 건 맞다"고 말했다. 

  • ▲ 세븐일레븐에서 출시한 'PB요구르트젤리'와 'PB딸기요구르트젤리 ⓒ진범용 기자
    ▲ 세븐일레븐에서 출시한 'PB요구르트젤리'와 'PB딸기요구르트젤리 ⓒ진범용 기자

그러나 시리즈 상품 출시에만 몰두하다 보면 또 다른 대표상품이 나오지 못하는 악순환이 고리가 만들어질 확률도 다분하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빅3(CU·GS25
·세븐일레븐)에서 현재 판매되는 PB상품의 수는 1000여가지 이상으로 평균 매출(담배 제외)의 30~3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불황 속에서도 편의점이 나홀로 성장을 거듭하는 이유는 편의점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편의성에 PB상품의 합리적인 가격과 고객들의 취향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 고심을 거듭한 신제품이 아닌 약간의 변신으로 만들어지는 시리즈 상품은 편의점 자체를 고인 물로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리즈 제품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메가 히트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정유년에는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