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실적 영업이익 5490억원‧매출 4조7580억원 전망4월11일까지 924억원 어치 자사주 매입… 가치제고 나서파인리조트 인수전 실패… 삼성동 추가 면세점 선정 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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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곳간을 불린 현대산업개발이 자사주를 매입, 가치 제고에 나섰다. 또한 M&A(인수합병) 전담인력을 보강해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현재 추진하는 사업다각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2016년 현대산업개발 실적은 영업이익 5490억원, 매출 4조7580억원으로 예상됐다.

    현대산업개발은 2013년 분양시장 침체에 따른 손실반영으로 1479억3148만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영업이익은 △2014년 2253억4932만원 △2015년 3895억3408만원으로 개선됐다. 2016년 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현대산업개발 곳간은 풍요로워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이 1조2639억원에 달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8210억2891만원과 단기금융상품 4429억원을 각각 보유 중이다. 주택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린 동시에 원가율을 낮추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이를 영업뿐 아니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활용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924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200만주 매입에 나선다고 공개했다. 취득 예상기간은 지난 11일부터 오는 4월 11일까지. 현대산업개발 마지막 자사주 매입은 2006년이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 감소를 통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활용된다. 자사주 매입 목적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안정화'라고 공시돼 있다.

    장문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풍부해진 현금이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화에 활용돼 의미가 크다"며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다양한 개발·운영형 사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도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은 이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면서 "현금흐름 개선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가 영업적 가치뿐 아니라 주주가치 제고에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금유동성을 바탕으로 단순 분양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도 꾸준하다. 현대산업개발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추진 1조원 △민자 SOC사업투자 1600억원 △개발사업을 위한 용지매입 30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LNG 통영발전사업을 상반기 착공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실적개선을 주도한 주택사업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물량을 대폭 늘린다. 오는 3월 서울 노원구 월계2구역재건축을 포함해 총1만844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특히 자체사업이 30% 이상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수익성 기반은 마련됐다.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신년사에서 "전략적 M&A를 활성화해 비건설 부분 한 축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신사업뿐 아니라 계열사 사업확장과 연계된 M&A를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초 M&A를 전담하는 인력을 보강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M&A관련 인력보강 이후 지난해 12월 파인리조트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우선협상자 선정에 실패했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사업 다각화를 강조했지만 유동업계에선 리조트업계 경쟁과다로 시너지 효과가 작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파인리조트 우선협상자에 밀려나는 등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은 사업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호텔신라와 합작해 면세점 사업에 진출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위해 종속기업인 현대아이파크몰과 호텔신라와의 합작투자 계약을 통해 2015년 5월 설립됐다.

    이미 아이파크몰을 통해 유통업에 진출한 상황에서 면세점까지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이후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입지를 앞세운 추가 면세점 선정에선 고배를 마셨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주택 매출이 본격적으로 인식되면서 실적개선을 끌어냈다"면서 "사업 다각화를 위한 면세점사업과 자체 주택사업 공급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