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졸속행정'에 상인만 봉… 법적 절차 '무시'

운영위 없이 사업 진행, 위원 위촉 권한 중기청에 집중

정규호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1.20 10: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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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청(청장 주영섭, 이하 중기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시장 김흥빈, 이하 공단)에서 추진 중인 전통시장 화재 사업의 자본금 ‘0논란에 이어 졸속 사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법적으로 설치하도록 명시한 운영위원회는 아직 구성도 되지 않았고, 운영위 위원 위촉 권한도 중기청에 몰려 있는 등 사업 곳곳에서 구멍이 뚫렸다.

 

운영위 없이 법적으로 사업 진행 가능하나?

 

현재 전통시장 화재공제 사업의 또 다른 문제는 공제운영위원회가 없다는 점이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단은 공제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전통시장 화재공제의 운영 방법절차 및 공제계약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공제운영요강으로 정해야 한다.

 

화재공제 사업의 구체적 계획을 운영위에서 결정받으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취재 결과 운영위는 구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위 없이 자의적으로 운영요강을 만들어 사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취재가 들어가자 “1월 중으로 운영위를 구성하겠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운영위 위촉 권한 문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공제금은 시장 상인들이 내는데, 현행법상 위원회 위원 위촉 권한은 중기청에 몰려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상인회 임원은 십시일반 상인들이 모은 돈으로 운영될 공제보험인 만큼 상인들에게도 운영위에 참여할 권한을 줘야 한다어떤 식으로 돈이 운영되는지 상인들도 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통시장 특별법을 살펴본 결과 운영위 위원 위촉 권한은 중기청이 전부 갖고 있었다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공제운영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한 11명 이내로 구성한다. 위원장은 공단 이사장이 맡는다.

위원회의 위원은 중기청 3급 공무원 전통시장 및 공제조합 관련 고위공무원이다. 그 밖에 보험·금융·법률 분야 3년 이상 종사자 공제조합 관련 업무 5년 이상 종사자는 중기청장 추천 하에 위촉된다. 임기는 2년이며, 두 차례 연임 가능하다. 사실상 중기청이 11명의 위원 전원을 위촉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중기청 관계자는 “(사업이 커지면) 그 때가서 전국상인연합회 등 상인 관련 기관을 통해 상인 쪽 대표를 임명할 수 있다결산내역을 공시하는 등 투명하게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설명했다.

 

▶ 불-전기 다뤄도 전통시장 상인이면 요율변동이 무조건 '가입'...'현실성은?'


무리한 보험 영업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열린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사업 설명회에서 공단 관계자는 노래방부터 콜라텍까지 전통시장 내 점포라면 누구나 공제 보험에 가입이 가능하고, 요율 또한 변하지 않는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과대광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보장성 화재보험이라 할지라도 업종에 상관없이 전통시장 내 점포라면 가입이 가능하고, 요율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에는 불과 전기를 사용하는 업종이 오밀조밀 밀집해 있는데, 요율 변동도 없이 전통시장 상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입을 받아주기에는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공단은 오는 18일까지 공제보험 상담사(설계사)를 모집 중이다. 이들이 구해지는 대로 빈틈없이 사업을 진행하겠으니 믿고 봐달라는 입장이다.

콜센터 운영도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공단은 지난 9일부터 전통시장 화재공제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가입을 받기 시작했다.

 

한 시장 상인과 함께 온라인으로 가입을 시도해 봤다. 가입 과정에서 기둥 판별’, ‘지붕 종류등 일반인의 상식으로 판단하기 힘든 부분이 나타났다.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는 콜센터(1357)로 가입 과정을 문의했다. 상담원은 상담 전화를 받자 공단 전화번호를 알려주기에 급급했다. 콜센터 상담원은 전통시장 화재공제 사업 관련 문의는 공단에서 맡기로 했다며 상담해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알고 보니 1357번은 중소기업통합콜센터의 번호였고, 공제 가입 문의를 공단으로 넘겨주는 업무만 담당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상황이어서 교육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콜센터를 통한 상품 내역, 가입 절차 문의를 상담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빠른 시일 내에 화재공제 전용 콜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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