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이 10분 이내 접어… 2019년 상용화 목표
  • 컨테이너 접는 작업.ⓒ국토부
    ▲ 컨테이너 접는 작업.ⓒ국토부

    빈 컨테이너를 4분의 1 부피로 납작하게 접은 뒤 4개를 묶어서 운송해 물류비용을 줄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은 지난 20일 경기 의왕 내륙종합물류기지(ICD)에서 물류업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접이식 컨테이너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접이식 컨테이너는 기존 컨테이너를 납작하게 반으로 접어 부피를 4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접은 컨테이너 4개를 올려 쌓으면 일반 컨테이너 1개와 부피가 같아진다.

    접는 방식은 2단계로 나뉜다. 우선 컨테이너 앞뒷문을 안쪽으로 밀어 넣어 붙이고, 보조 장비를 이용해 측면 중간쯤에 설치한 접이부분을 눌러 윗면을 바닥 면과 맞붙게 한다.

    보조 장비는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작업자의 숙련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쉽게 쓸 수 있다.

    2명이 작업하면 접히는 부분 볼트·너트 등을 빨리 제거할 수 있어 접고 펴는 데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혼자서 작업해도 15~20분이면 충분하다.

    보조 장비 모터를 빠르게 설정하면 작업시간은 6분의 1 수준으로 단축된다. 철도연 관계자는 "연구실에서 시험한 결과 접는데 1분30초쯤 걸렸다"고 말했다. 준비과정이 끝났다면 접고 펴는 데 3분이면 된다는 얘기다.

    이번에 개발한 접이식 컨테이너 기술은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던 접이부분 강도를 일반 컨테이너와 똑같이 유지한 게 핵심이다. 모서리 기둥 4개는 각각 96톤을 견딜 수 있게 설계했다. 접히는 부분이 컨테이너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망가지는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혼자서도 작업할 수 있어 작업 인력이 줄어든 것도 성과다. 네덜란드에서 개발한 접이식 컨테이너 기술은 보조 장비를 운용하는 데 5~6명이 필요하다.

    제작 단가도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50만원쯤인 일반 컨테이너보다 20%쯤만 추가하면 돼 경제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네덜란드 접이식 기술은 복합재료 사용으로 제작 단가가 일반 컨테이너보다 3배쯤 비싸다.

    빈 컨테이너 4개를 한 묶음으로 실어나를 수 있어 운송비용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현재 유럽과 미국 등 소비중심 지역에서는 상품을 내리고 나면 빈 컨테이너가 넘쳐난다. 반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수출을 위한 컨테이너가 부족한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빈 컨테이너를 해상으로 실어나르는 데 연간 8조원(67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국내 업체들도 해마다 4000억원을 빈 컨테이너 수송에 쓰는 것으로 추정된다.

    접이식 컨테이너를 쓰면 운송비용을 4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수도권~부산 간 화물차를 이용한 도로 운송비용도 해마다 3600억원을 쓰는 실정이다. 접이식 컨테이너를 도입하면 연간 2700억원을 아낄 수 있다.

    컨테이너 보관 공간도 별도의 확장 없이 추가 확보가 가능하다. 철도연은 컨테이너를 묶음 단위로 쌓을 수 있어 보관비용과 선적용량을 각각 75%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박에 싣고 내리는 작업효율은 30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철도연은 2018년까지 접이식 컨테이너 40여개를 만들어 부산과 미국 LA 롱비치, 중국 상하이 등 물류시장에서 시범 운용하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국토부는 2021년까지 후속 연구·개발(R&D)을 지원해 성능 고도화와 국제적 성능 인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 접이식 컨테이너를 쌓은 모습.ⓒ국토부
    ▲ 접이식 컨테이너를 쌓은 모습.ⓒ국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