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냉동만두 제조 공정 과감히 포기하고 새로운 시스템 도입3000번 치댄 만두피, 원물감 살림 절단 방식, 만두피 성형, 급속냉각이 '비비고 왕교자' 차별화 포인트"2020년까지 매출 1조원, 세계시장 1위 달성할 것"
  • ▲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라인. ⓒCJ제일제당
    ▲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라인. ⓒCJ제일제당

    '3000번을 치댄 만두피·원물감이 느껴지는 만두소·만두 성형·급속냉각'.

    연매출 16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냉동만두 신화를 일군 CJ제일제당 '비비교 왕교자'의 DNA는 바로 이 네 단어로 압축된다.

    뉴데일리경제는 지난 20일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을 방문해 '국민 만두'로 불리는 '비비고 왕교자'가 빚어지는 과정을 한 눈에 들여다봤다.

    식품공장답게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꽤나 까다로운 위생 점검을 거쳐야 한다. 우주복을 연상시키는 방진복과 방진모로 갈아입고 먼지 제거 테이프로 몸 구석구석의 먼지와 머리카락 등을 떼어낸다. 살균 소독된 장화를 신고 손을 소독한 뒤 마지막으로 '에어 샤워'를 끝내야 공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 ▲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라인. ⓒCJ제일제당
    ▲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라인. ⓒCJ제일제당


    공장 문을 여는 순간 진한 마늘 냄새와 대파, 밀가루 냄새가 진동했다. '비비고 왕교자' 라인은 크게 전처리, 가공, 포장 3가지 공정으로 이뤄진다.

    전처리 공정에서는 부추, 대파, 양배추, 돼지고기 등 원부재료의 이물을 선별하고 야채와 고기를 큼직하게 세절한 후 양념을 넣고 혼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가공공정에서는 양념 한 만두소와 밀가루에 염수를 넣어 만든 만두피를 성형기에 넣고 만두의 모양을 성형한다. 만두피는 쫄깃한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3000번 이상 치대고 진공반죽을 거친다. 이 과정을 거친 만두피는 얇지만 잘 찢어지지 않고 굽거나 쪘을 때 만두끼리 서로 붙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 ▲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라인. ⓒCJ제일제당
    ▲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라인. ⓒCJ제일제당


    성형기가 한땀 한땀 빚어낸 '비비고 왕교자' 수천개가 넓은 공장 안에 나란히 줄을 맞춘 채 사방에 깔려 있는 모습은 마치 '팝아트' 작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비비고 왕교자' 공정 중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성형'과 '급속냉각'이다. 

    '비비고 왕교자' 성형기는 기존의 납작한 일본식 교자만두 형태가 아닌, 삼면의 각이 살아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미만두'(마다의 해삼 모양으로 만든 만두, 미는 해삼을 뜻함)' 형태로 만들어 크기를 늘리면서도 씹을 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했다.

    만두 윗부분은 물결이 치는 듯한 고유의 주름을 잡아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하던 '미만두'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재현했다. 바로 이 만두피 주름이 '비비고 왕교자'를 차별화시키는 비밀.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만두피 성형 공정은 인천냉동식품공장만의 비법"이라며 "다른데서 쉽게 따라할 수도 없을 뿐더러 주름 잡는 성형기는 비비고 왕교자만의 특색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성형된 만두를 스팀으로 쪄낸 후에는 바로 동결시킨다. 동결 시키기 직전, 맛을 보기 위해 갓 쪄낸 '비비고 왕교자'를 하나씩 맛 봤는데 쫄깁하고 부드러운 만두피와 만두소의 원물감이 그대로 느껴져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99도에서 약 5분간 증숙해 갓 쪄낸 '비비고 왕교자'는 영하 40도의 급속동결기로 옮겨져 18분 동안 동결된다. 이때 빙결정 생성대를 최단시간에 통과시켜 세포간의 얼음알갱이를 극소화하는 것이 핵심 기술.

    CJ제일제당 측은 "0도에서 영하 5도까지 얼마나 빠른 시간에 동결되느냐가 제품 속 얼음 알갱이 생성을 최소화시키는 포인트"라며 "비비고 왕교자에 맞는 급속동결기를 사용해 얼음 알갱이 입자를 최소화하고 맛과 품질을 갓 쪄낸 제품과 최대한 유사하게 유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동결이 완료된 제품은 포장공정으로 옮겨져 1차 금속 검출을 실시하고 각 제품의 특성에 맞게 포장한 후 2차 금속검출기를 통해 재검사를 실시한다. 포장된 완제품은 분석실 품질검사 통과 후 최종 출고된다.


  • ▲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라인. ⓒCJ제일제당
    ▲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라인.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 이전에는 고기와 야채 등을 갈아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고 씹히는 느낌이 덜한 만두소가 대부분이었다. CJ제일제당은 돈육을 갈다 보니 조직감이 사라지고 돼지고기 특유의 느끼한 냄새가 많다는 고객들의 반응을 분석한 뒤 과감하게 기존 만두 제조 공정을 포기했다.

    고기와 야채를 갈아서 만두소를 만들지 않고 칼로 써는 공정을 새롭게 도입했다. 돼지고기를 손상시키지 않고 보존하면서 원물 그대로의 조직감과 육즙을 살렸다. 입안에 가득차는 풍부한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 한 개당 13g에 불과했던 교자만두 대신 35g의 '비비고 왕교자'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인천냉동식품공장은 CJ제일제당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수행한다. 중국과 미국 내 만두 공장에도 인천공장의 공정이 그대로 적용돼 있으며 앞으로도 기존의 틀을 깬 혁신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이를 글로벌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는 출시 3년 만인 지난해 연매출 1600억원을 기록하고 시장점유율 1위(40% 이상)를 차지하며 냉동만두 판도를 바꿔놨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K푸드 대표 음식으로 앞세워 식문화 한류를 이끌며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글로벌 1위 만두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은 "비비고 만두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3년간 한국과 미국, 중국에 2000억원을 투자하며 브랜드와 R&D, 제조역량을 차별화했다"며 "지난해 국내 및 해외 만두 시장에서 3300억원의 매출을 거둔만큼 이를 토대로 한국식 만두 열풍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