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한미FTA 폐기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국내 정치 사정으로 정상회담 못하는 점 악재


  • ▲ 우리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최우선주의(America First)가 한미FTA 재협상으로 불똥이 튈까 전전 긍긍하고 있다. ⓒ 뉴시스
    ▲ 우리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최우선주의(America First)가 한미FTA 재협상으로 불똥이 튈까 전전 긍긍하고 있다. ⓒ 뉴시스


우리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최우선주의(America First)가 한미FTA 재협상으로 불똥이 튈까 전전 긍긍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이나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대통령 탄핵사태 등을 맞아 국정공백에 따른 발빠른 대처가 가능할 지 미지수다. 

애당초 정부는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을 낮게 봤으나 트럼프 정부가 출범 하루만에 다자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협정(TPP) 탈퇴를 선언하자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당장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까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미 FTA 재협상이 이뤄질 경우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총수출 손실이 269억달러, 일자리 손실이 24만개에 달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만일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에는 수출은 2020년까지 4년 동안 130억달러 줄어들고 고용은 12만7000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미국의 대(對)세계 무역보호 조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국에 해당하는 비중도 1992∼1999년 73.2%에서 2008∼2016년 86.3%로 늘어났다. 

태미 오버비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24일(현지시간) "한국이 다음 타깃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오버비 부회장은 "미국 업계에서는 한미FTA가 '골드 스탠더드'라고 보고 있다"면서 "미국이 맺은 무역협정 중 최고 수준의 규칙을 자랑하는 무역협정으로 미국이 공식으로 TPP에서 탈퇴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 한미FTA는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는 한미FTA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 대미무역 흑자 폭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을 늘리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우태희 산업통상부 제 2차관은 25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서 제임스 김 암창 회장 겸 지엠 사장 등과 만나 한미FTA의 강점을 직접 설파하고 나섰다. 

우 차관은 "한미FTA는 양국의 협력 증진을 위한 생산적 협의의 장으로 교역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 양국에 이익에 부합하는 성과를 창출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전날 이인호 산업부 차관보 등 미주통상과장 등은 양국 간 통상 협력 실무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기획재정부는 일단 미국이 공식·비공식 채널을 통해 한미FTA 재협상에 관한 요청이 오지 않은 만큼 만일의 사태를 위해 철저하게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한미FTA 공동위 등 양자채널을 비롯해 주요20개국(G20) 등 다자채널 등을 활용해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소한 올 상반기 안에 양국 간 정상회담이 어려워 통상 압력에 따른 '담판'을 짓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