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여야 "2월 임시 국회서 '롯데법' 통과시키겠다"공정위 "불공정거래 감시 수월, 기업투명성 제고"
  • ▲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뉴데일리
    ▲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뉴데일리


해외 계열사 공시 의무화를 담고 있는 이른바 '롯데법'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향후 이뤄질 특검 수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자체적으로는 투명 경영을 강제로 실천하게 되면서, 사실상 롯데에 초점이 맞춰진 해당법 통과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향후 다른 대기업들에도 적용이 가능해 롯데를 비롯한 재계가 '롯데법' 통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1일 정치권에서는 해외계열사를 이용해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실태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민의당 채이배 국회의원 측은 "대기업집단의 해외 계열사 현황공시 의무화는 이미 작년에 어느정도 여야 협의로 마무리된 상태"라면서 "시간상 처리를 못했을 뿐이지 통과된 것과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집단에 의무를 부과할 수 있게 되고 국내 계열사뿐 아니라 해외 계열사 지분 구조를 명확하게 파악함으로써 투명한 경영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총합만 공시해왔던 국내 기업의 해외계열사 거래액을 회사별로 공시하고,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 출자한 해외계열사의 주주·출자 현황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는 것이 롯데법의 골자다. 대기업집단 소유구조를 더 투명하게 하기위해 총수에게 해외계열사 주주와 출자 현황을 의무공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기업은 해외계열사 현황을 공시하지 않아도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거짓 자료를 제출해도 벌금만 내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향후 공정위의 안대로 법이 개정되면 대기업집단은 해외계열사 공시를 의무화해야 한다. 
 
대기업집단의 해외 계열사 현황 공시 의무화는 정치권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는 법안이다.  
 
공정위 기업집단 담당 관계자는 "롯데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공정위의 불공정거래 감시도 한층 쉬워질 전망"이라며 "지난해 검찰 수사 등으로 광윤사를 비롯 롯데그룹의 주주구성이 공개되기도 했지만 향후에는 정확한 주주 구성과 변동 사항 등이 공개돼 기업 투명성이 제고되고 투자자 보호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관련규정을 개정한 뒤 오는 5월 기업집단현황 공시부터 반영할 계획이다. 해당 내용은 롯데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게도 적용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행령이 떨어진 후 단계적으로 결정되겠지만 공시 계정은 되도록 빠른 시일내에 할 계획"이라며 "롯데뿐만 아니라 대기업집단이 모두 포함된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까지 그룹 총수가 해외계열사를 통해 국내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그룹은 국내 대기업집단 중 롯데그룹이 유일하기 때문에 롯데법으로 명칭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즉, 모든 대기업집단에 적용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롯데에 국한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때문에 법이 통과되면 롯데그룹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 2015년 신동빈 ·신동주 형제의 경영권 분쟁 당시 소유지배 관계가 잘 드러나지 않아 시장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따라서 향후 롯데그룹은 15개 일본계열사 주주현황을 세부적으로 공개해야 된다. 11개 한국롯데의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광윤사 및 롯데홀딩스 등의 베일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 친족, 임원 등 특수관계자들이 보유한 지분 내역 등 세부 사항까지 공시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일본 롯데의 지분 내역이 보다 상세하게 공개 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롯데 경영권 분쟁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롯데 총수일가가 직·간접으로 지배하는 해외계열사는 일본에 36개사, 스위스에 1개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롯데의 지분 구조가 보다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잠잠했던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이 새로운 양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베일 속에 가려졌던 롯데 지분구조가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검찰조사에서 일부 드러났지만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아니다"라며 "국내 기업들처럼 해외 계열사 지분을 공시한다면 SDJ(신동주)측에서의 반격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