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중복점포 매각 진행 1267억 확보우리은행 지점 축소 드라이브로 19곳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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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점포 다이어트에 돌입하며 부동산 시장을 찾았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KEB하나은행만 선방했고 나머지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 등 총 6개 은행은 지난해 지점 50개를 매각해 총 1784억원을 확보했다.

지점 매각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얻은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12곳의 점포를 팔아 1267억원을 거둬들인 것. 

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중복되는 점포 매각 작업을 진행하면서 서울 도심 지역 내 대형 지점을 처분해 총 1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손잡고 뉴스테이 사업을 진행한 덕분에 부동산 시장 악화에도 불구하고 대형 점포들을 쉽게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가장 많은 지점을 팔았다. 시장에 내놓은 23곳 중 지점 19곳을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점포 정리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지난해 50개가 넘는 지점을 통폐합했기 때문이다. 

다만 매각가가 높지 않은 지방이나 서울 근교, 경기 지역 점포를 대거 내놓은 결과 16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 국민은행은 8곳의 지점을 팔아 161억원을 확보했다. 매각 점포수는 적어도 우리은행과 비슷한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은행 측은 과거 건물 1층에 지점을 내기 위해 함께 구입했던 상가 건물 전체를 팔면서 매각 건수에 비해 큰 수익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신한은행은 7건을 팔아 123억원을, 농협은행 4곳을 팔아 61억원을 거둬 들였다.

  • 기업은행의 경우 점포 매각 대신 청담동 지점 내 지하층을 따로 팔면서 5억 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지점 매각에 활발히 뛰어든 배경에는 은행법 개정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가 은행 소유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이전보다 자유롭게 지점을 운영·매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점포 폐쇄 시 1년 내 비업무용 부동산을 반드시 처분해야했다. 하지만 이 기간이 3년으로 늘면서 가격이나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매각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인력과 지점을 축소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점포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은행들로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부동산 경기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 수익 규모가 크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