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미분양 수 2773가구… 개발호재 가시화전문가 "호재 가시화로 무리 없이 소화 가능할 것" 견해
  • ▲ 평택 고덕산업단지 내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 평택 고덕산업단지 내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지난해 미분양가구 수가 급증하면서 장기침체 우려를 자아냈던 평택 부동산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연내 가동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여기에 지난해 개통한 수서발고속철도(SRT) 호재와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효과도 더해졌다. 여전히 미분양이 2000여가구가 남았고, 예정 신규분양도 7000가구가 넘는 상황이지만 대형 개발호재로 소화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올해 중순 평택 반도체공장을 본격 가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5조원이 투입된 이 공장은 부지면적이 287만㎡로, 축구장 400개를 합친 것보다 넓고, 높이도 80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4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돼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근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점심시간만 되면 평택지제역 인근은 작업복을 입은 근로자들이 넘쳐나고 골목마다 새로 짓는 식당과 주변 반도체 장비나 소재를 다루는 회사가 입주할 건물 공사도 한창이다. 또 곳곳에는 아파트나 상가 분양을 알리는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고, 현수막도 즐비하다.

    지난달 진행된 삼성전자 협력업체 대상 투자설명회에도 시 관계자, 브레인시티 등 산업단지 관계자, 반도체 부문 협력업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몰리면서 성황리에 마쳤다.

    인근 A공인 대표는 "삼성전자가 이곳에 투자를 결정한 이후 삼성과 함께 일하고 있는 협력업체에서 주변 건물 입주에 관한 문의를 해오고 있다"며 "이 일대 상권 투자에 대한 관심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평택 주택시장이 단기 공급 증가로 냉각 기류가 돌았지만, 본격적인 공장 가동으로 장기적인 호재를 안게 됐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 SRT가 개통되면서 교통편의성도 대폭 향상됐다. 전국이 2시간대 생활권으로 좁혀졌고, SRT지제역 이용시 서울 수서역까지 20분대에 닿을 수 있다. 수서역 환승을 통해 수도권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 이용도 편리해졌다. 2020년이면 GTX(수도권광역급행열차, 개통 예정)도 동시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미군기지 이전도 호재다. 미군과 가족, 군무원 등이 올해 2만5429명에서 2020년에는 4만2771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군기지 이전사업은 서울 용산, 경기 북부의 미군기지 등을 평택 K6기지(캠프 험프리스)에 재배치하는 사업으로, K6기지 면적은 여의도 5배에 달한다.

    2014년 한국국방연구원이 평택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 16조7000억원, 고용유발효과 11만여명, 평택지역소비(2020년 기준) 연간 500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미군기지로 인해 용산과 동두천 주변 상권이 발전된 것처럼 평택도 지역상권 발달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사실 평택에서는 이 같은 대형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으로 2014년부터 신규아파트 공급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2012년 1992가구에 불과했던 분양물량은 이듬해 4424가구로 2배 이상 뛰었고, 이후 △2014년 8058가구 △2015년 1만2137가구 △2016년 1만3183가구까지 늘어났다.

    신규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미분양 적체량도 급증했다. 지난해 4월 1169가구에 그쳤던 미분양가구는 8월 4596가구로 급증했다. 4개월 동안 주인을 찾지 못한 집이 4배로 늘어난 셈이다. 개발호재는 많았지만 조성 수준이 눈에 띄지 않았던데다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기에는 심리적 거리감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평택 미분양은 지난해 말 기준 2773가구로 대폭 줄어들었다. 올해도 적잖은 신규분양 물량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호재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소화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평택은 택지지구 개발이 많았지만, 그동안 가시화된 호재가 없다보니 미분양이 쌓인 것"이라며 "주한미군 평택 이전과 삼성전자 입주가 가시화되고 SRT가 개통되면서 다양한 개발계획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수요들이 몰리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SRT로 교통 문제가 해결되면서 서울 배후도시로서 매력을 갖추게 됐고,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완공으로 자족기능까지 확보할 것으로 평가되는데다 미군기지 이전까지 좋은 조건은 다 갖췄다고 볼 수 있다"며 "대기수요가 많았던 만큼 향후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도 분양이 잇따를 전망이다.

    부동산인포 조사 결과 연내 10개 단지·7078가구가 신규분양될 예정이다. 특히 마지막 2기 신도시로 꼽히는 고덕국제도시에서 첫 아파트가 나온다.

    고덕국제도시는 고덕면, 서정동 일대 1340만㎡ 부지를 주거 및 산업단지로 조성하는 개발사업이다. 이 중 주택계획은 5만6697가구로, 계획인구는 14만명이다. 오는 2019년까지 각종 행정기과 이전을 통해 행정타운이 개발되고 동시에 2020년까지 국제교류단지, 에듀타운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 이 일대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견건설 C사 관계자는 "평택은 계속해서 인구가 증가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본격적인 대형 호재가 맞물리면서 올해 신규분양은 과잉공급 우려에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며 "앞으로의 미래가치도 높아 인기주거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