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중반 조선업 수주 넘쳐나 사업 확대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침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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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주가 끊겨버린 조선업계에 과잉투자 사태가 나타났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과거 조선호황기 때 들인 거액이 조선소·공장, 설비 등 수주 축소로 과잉투자의 결과를 낳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008년 성동산업 마산조선소에 설치된 700톤급 골리앗 크레인이 회사가 문을 닫자 루마니아의 한 조선소로 팔려나갔다.

    국내 조선소를 대상으로 매각을 시도했으나 있는 사려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매입한 루마니아 조선소가 해체·운송·설치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해외로 매각됐다.

    성동산업은 조선경기가 미진해 보이던 2007~2008년 무렵 마산조선소 부지를 사들였다가 유동성 위기로 회사가 쓰러졌다.

    특히 250억원을 들여 만든 골리앗 크레인 역시 선박을 한 척도 건조하지 못하고 새것의 상태에서 해외에 팔렸다.

    조선소 부지도 조각으로 팔려나갔다.

    2005년 사업에 뛰어든 SPP조선은 부산에 R&D센터를 두고 사천조선소, 통영공장, 고성조선소 등에서 연간 50척 넘는 선박을 건조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후 수주가 끊기면서 마무리작업 중인 선박을 제외하면 수주잔량이 사실상 한 척도 없다.

    또 크레인과 플로팅 독 등 수천억원을 들여 설치한 각종 설비 역시 고철로 전락하거나 헐값에 팔리고 있다.

    2004년 선박건조사업을 시작한 성동조선해양 역시 조선소 설비를 확장했다. 하지만 추가수주가 없으면 올 하반기에 일감이 바닥나 야드 일부를 폐쇄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일감부족을 이유로 2008~2009년 사이 조성한 군산조선소를 오는 6월 이후 가동 중단한다는 입장을 지난달 밝혔다.

    국내 조선소는 물론 전 세계 조선업계는 2000년 초반 해운 물동량 증대로 선박 발주가 폭증해 활황기를 맞았다. 기존 조선소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주가 급증해 신생 조선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그러나 조선호황은 2008년 말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수주가 줄어들었고 올해 들어서도 조선시장은 여전히 침체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