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매담당자도 '사람'이다

[마케팅 버즈워드] B2C, B2B 포괄하는 H2H 마케팅

이연수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2.07 16: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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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수단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마케팅을 인바운드 마케팅과 아웃바운드 마케팅으로 구분하던 시대는 끝난 것 같다. 웹과 모바일의 보급으로 인해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취사선택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스팸 메일을 차단하고, 텔레마케팅 전화를 미리 알아차리게 해주는 앱을 사용하며, 집전화는 아예 사용조차 하지 않는다. 아무리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텔레마케팅을 하려 한들 소용없게 됐다.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고객들이 직접 찾아오게 하는 ‘인바운드’ 마케팅에 더욱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려면 고객들의 기억에 남는 수밖에 없다. 단순한 배너광고로는 고객들의 기억에 남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기업들은 키워드광고를 통해 검색결과에 자사 링크를 띄우고, 한 번 방문했던 고객의 쿠키정보를 수집해 집요하게 따라다닌다.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 클릭했던 사이트의 링크광고가 어딜 가든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객은 모두 다 인간이다. 일주일 전에 잠깐 스쳐 지나며 봤던 전기면도기가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니는 건, 마치 한 두 번 눈 마주치고 웃어줬다고 해서 자기를 좋아하는 줄 착각하며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스토커와 다를 바 없다. 그렇다. 마케팅에도 밀당(밀고 당기기)이 필요하다. 기업과 고객, 기업과 기업 간 관계도 인간관계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다. 

B2B와 B2C 마케팅 방식이 서로 천지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둘의 분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된 것은, 그런 분류방식이 기업과 고객 간 인간적인 면이 배제된 작위적 분류였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기업 내 구매행위라 하더라도 여기엔 거의 틀림 없이 누군가의 인간적 감정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H2H(Human-to-Human) 마케팅’이라는 용어는 바로 개인고객이든, 구매담당자든 모두 ‘인간’이라는 매우 당연한 사실을 재인식하면서 부상하게 됐다. 효과적인 인바운딩 마케팅의 기본은 ‘인간적으로 좋은 느낌’을 주는 데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슈퍼마켓 체인인 에데카(EDEKA)에서는 성탄절을 쓸쓸하게 보내는 노인의 스토리를 내보내 전세계 소셜미디어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언뜻 슈퍼마켓 매출과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스토리지만 인간적인 감성에 호소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16년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 등 여러 부문에서 수상했다.ⓒ칸라이언즈한국사무국 제공

학자들이 연구를 하면 할수록, 인간의 구매행위는 이성보다는 감성적인 측면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이 확실해지고 있다. 인간의 감성이야말로 마케팅 최고의 무기인 것이다. B2B 마케팅이라는 이유로 따분하게 정보만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B2B 마케팅에서 소비자 적합성을 고려하는 경우 의사결정자의 고려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10%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Brian Rafferty, Siegel+Gale). 구글에 의하면 소셜미디어가 부상하면서 B2B 구매담당자 중 60%가 커뮤니티 등을 통해 구매할 상품의 정보를 얻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친구나 동료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듯 특정 브랜드를 좋아하거나 싫어한다. H2H 마케팅의 성공비결 역시 친구나 동료들 사이에 인기 있는 비결과 근본적으로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가령 아무리 유익한 말이라도, 사람들은 직접적인 조언을 서슴지 않는 친구를 껄끄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조언은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도표와 표로 가득한 카탈로그보다는, 전체적 윤곽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카탈로그를 좋아한다. 

결국 B2C, B2B, 혹은 H2H 마케팅에서 성공의 비결은, 인기 많은 친구들을 모방하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기업의 인격화야말로 H2H 마케팅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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