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바디와 세련된 디자인, 주행성능 '탁월'부족한 수납·편의사양은 다소 아쉬워
  • 쉐보레 올 뉴 크루즈.ⓒ한국지엠
    ▲ 쉐보레 올 뉴 크루즈.ⓒ한국지엠

     

    한국지엠의 올해 판매를 이끌 야심작 '올 뉴 크루즈'는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했다.

    신형 1.4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은 153마력, 24.5㎏.m의 강력한 힘을 과시하고, 경량화된 차체와 민첩한 R-EPS는 준중형 차급을 넘어선 주행 감각을 실현한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말리부가 차급 파괴를 통해 이뤄낸 성과를 신형 크루즈로 재현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8일 기자는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스파서울에서부터 경기도 양평 중미산 천문대까지 편도 71㎞ 구간에서 신형 크루즈를 시승했다.


    강력한 경쟁 모델인 현대차의 '아반떼'에 도전장을 던진 올 뉴 크루즈는 2008년 출시 이후 9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GM의 새로운 글로벌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돼 차체를 뛰어넘는 실내공간과 고강도 경량 바디 프레임을 갖췄다.


    안정적이면서 날렵한 비례감을 강조한 실루엣은 스포츠세단이 연상된다. 전면부는 말리부가 연상되는 쉐보레 패밀리룩인 듀얼 포트 그릴이 적용됐다. 길게 뻗은 헤드램프와 LED시그니처 주간주행등이 강렬한 이미지를 준다.


    전체적으로 입체적인 캐릭터 라인이 들어갔고, 후면부는 리어 램프 디자인을 구성해 스포티함과 안전성을 살렸다.


    실내 역시 쉐보레 디자인 트렌드가 반영됐다. 듀얼 콕핏 센터페시아가 적용됐고, 운전석에는 4.2인치 슈퍼비전 컬러 클러스터가 장착됐다. 간결하게 구성된 버튼 배열은 운전 중 조작에 불편함이 없었고 센터페시아 하단이 센터스택 분리형으로 설계돼 무릎 공간도 여유가 있다.


    동급 최대 차체 길이(4665mm)를 자랑하는 만큼 2열은 넓다. 2열 센터 터널이 낮아 중형차 수준의 뒷자리 공간을 보였다. 6:4 폴딩 시트로, 필요에 따라 시트를 접어 넓은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마감재는 준중형 세단치고는 곳곳에 가죽 트림이 사용돼 고급스럽다.


    다만 수납공간 등 편의장치는 부족하다. 컵홀더는 기어봉과 너무 가까워 음료를 놓자 작동에 불편을 줬다. 크기 역시 작아 사이즈가 큰 컵을 놓기엔 어려워 보였다. 흔히 장착되는 선글라스 수납함도 없다. 안전밸트와 헤드레스트 조절 역시 불가능해 아쉬움을 준다.

  • 쉐보레 올 뉴 크루즈.ⓒ뉴데일리
    ▲ 쉐보레 올 뉴 크루즈.ⓒ뉴데일리


    이러한 소소한 불편함은 주행을 시작하자 완전히 잊게 된다.


    공차중량 1250㎏으로 이전 대비 110㎏ 살을 뺀 신형 크루즈는 가벼워진 차체만큼 빠른 가속과 차로변경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1.4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과 젠3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최적의 주행성능을 발휘했다. 2400~3600rpm에서 최대 토크를 내는 만큼 초반 가속이 뛰어나 동급 세단에서 기대하기 힘든 주행이 가능했다.


    서울춘천고속도로 구간에서는 고속 주행을 위해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오버부스트 기능이 작동되며 한층 더 가속이 이뤄졌다.


    랙타입 프리미엄 전자식 차속감응 파워스티어링(R-EPS) 역시 민첩한 성능을 뽐냈다. 차체가 단단해진 만큼 고속으로 코너에 진입해서도 쏠림 현상이 덜했다.


    또 신형 크루즈는 소부경화강, 초고장력강판 등 차체의 74.6%에 고강도 재질이 적용돼 단단한 바디를 통한 안정감이 돋보인다.


    차량 통행이 잦은 시내 구간에서는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과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이 유용했다.


    특히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은 앞차의 속도보다 빠르게 차량이 접근하자 경고음과 함께 경보등이 켜지며 위험을 알렸다. 차선이탈 경고 및 유지 시스템은 차량이 차선을 넘으려고 하자, 조향 장치에 개입해 자동으로 차선 이탈을 방지했다.


    연비 향상을 위해 장착된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측은 "겨울철 난방 등을 사용하는 경우 일정 수준의 배터리 유지를 위해 자동으로 작동을 중단하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비는 12.0㎞/L를 기록했다. 급가속과 급제동, 중미산 오르막 구간을 주행했음에도 크루즈의 공인연비(12.8㎞/L 18인치 타이어 기준)에 근접했다.


    시승 차량인 올 뉴 크루즈 LTZ 디럭스의 판매가격은 2478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