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되는 포인트는 매년 1천억원 이상 낙전 수입으로 쌓이는데... 사회공헌은 겨우 60억 출연
  • 여신금융협회(회장 김덕수)가 소멸되는 카드 포인트를 재원으로 설립하려는 사회공헌재단의 초기 자본금 규모가 6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책임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사회공헌재단의 출범을 위해 지금 계속 논의 중에 있으며 2월말이나 늦어도 3월에는 사회공헌재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말하며 “초기 출연금은 60억원 정도의 규모가 될 전망”이라고 한다.

     

    여신금융협회의 김덕수 회장은 지난 해 가을 기자 간담회에서 소비자들이 사용하지 않아 소멸되는 카드 포인트를 재원으로 연내에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소비자들의 미사용으로 인해 소멸되는 카드 포인트로 해마다 1,000억 원 이상의 낙전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매년 국정감사장의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해에도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과 더불어 민주당의 박찬대 의원 등이 소멸되는 카드 포인트와 관련해 자료를 요청하고 이를 지적하는 등 국정감사를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은 카드회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지급하는 포인트의 재원을 가맹점에게 전가시켰다며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최우선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사용처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김덕수 회장은 지난해 9월 말에 신용카드 포인트를 재원으로 하는 사회공헌 재단을 연내에 설립하겠다고 선수를 쳤다. 국정감사를 코 앞에 둔 면피용 꼼수 아니냐는 지적들이 여기저기서 나왔고 아니나 다를까 공언했던 지난 해 말을 넘기고도 아직까지 지지부진하고 있다.

     

    재원을 분담해야 할 카드회사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 카드의 경우는 포인트를 제공할 때 카드사가 재원의 일부분을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타 카드사의 포인트와 동일시되는 것에 난감함을 표하고 있다.

     

    지난 해 3월에는 소멸되는 포인트를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이 통과돼 지난해 9월 30일부터 시행중이지만 소멸되는 포인트는 단 돈 1원도 기부되지 않았다. 법률안의 조문이 '해야 한다'는 강제조항이 아닌 '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신용카드 포인트는 엄밀히 따지자면 카드 가맹점들이 영업장을 찾아 온 손님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제공하는 일종의 리베이트이다. 카드업계의 관계자들은 가맹점 수수료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 하면 신용카드가 소비자들의 소비욕구를 증대시켜 가맹점의 매출이 늘어나니 이에 대한 비용은 당연히 수익자가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변명한다. 신용카드 포인트가 리베이트 성격임을 자인하는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