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대출 증가로 원화대출금 전년比 상승금감원 주문에 '선제적 리스크 관리' 행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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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자산을 등에 업고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은행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해낸 덕분에 신한·KB금융은 지난해 나란히 2조원 대 순익을 거두며 리딩뱅크의 위엄을 과시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덕 봤다…대출자산 증가로 순이자이익도 'UP'

    4대 은행들의 지난해 대규모 순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대출자산 증가에 있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 훈풍을 타고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은 184조5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늘었다. 

    특히 가계대출은 93조6280억원으로 전년보다 6.3% 상승하면서 이자이익을 끌어올렸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2015년보다 원화대출금이 대폭 확대됐다. 지난해 각각 216조6120억원, 178조70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비 대비 3.9%, 2.7%씩 증가했다.

원화대출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을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102조5870억원, 하나은행은 95조68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2015년보다 가계대출 비중이 11.2%나 성장했고 하나은행도 4.8% 오른 수치를 나타냈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뿐 아니라 기업대출까지 고른 성장세를 나타내며 이자이익을 확대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123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성장했고 중소기업과 소호대출도 각각 7.3%, 11.4% 늘어난 80조6000억원, 5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220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전년보다 무려 6.4%나 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지난해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남기는 본업에서 큰 이익을 얻은 덕분에 은행들은 지난해 흡족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신한은행은 전년보다 30.2% 급증한 1조9403억원을, 우리은행은 1조2613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하나은행은 1조3872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대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인한 비용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순익으로 9643억원을 내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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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분기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시동…규모·연체율 축소 등 발빠른 움직임  

    은행들이 지난해 가계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것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해 4분기부터 가계대출 부문을 눈여겨 보고 있어 연체율과 대출 규모 줄이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은행권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신한은행이다.

    올해 부동산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감소 등을 감안해 지난 4분기 대출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선제적 관리에 나선 것.

    신한은행의 4분기 원화대출금은 184조5590억원으로 3분기보다 1.6% 줄었다. 

    꾸준히 원화대출규모를 늘렸으나 감소세를 맞은 것은 2013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분기 가계부채와 기업대출이 모두 전분기 대비 1.6%씩 감소한 것도 눈에 띈다. 1분기 만에 대출 규모가 축소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52조3920억원으로 3분기보다 2.7% 축소됐고, 기업대출 중에서는 대기업 비중을 6.4%나 줄였다.

    이에 대해 전영교 신한금융 전무는 "지난 3분기 가계대출 규모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늘어 안정화하고자 감축에 나섰다"며 "대출 취급 기준을 강화하고 위험 대출 집단에 대한 금리를 인상해 가계대출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한은행이 지난 3분기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곡선을 그린 까닭에 리스크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였을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금융당국의 주문에 발맞춰 지난 4분기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4분기 주담대는 39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0.8%, 전년 대비 0.3%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주담대는 66조939억원으로 3분기 보다 1.7% 줄었다. 

    가계대출 규모 축소와 함께 연체율 역시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장 선방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3분기 0.20%였던 가계부채 연체율을 4분기 0.16%까지 끌어내렸다.

    우리은행도 2,3분기 내내 0.35%에 달했던 연체율을 막바지에 0.31%로 줄이는데 성공했고,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연체율은 0.29%에서 0.26%로 하락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연간 실적 기준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0.19%의 가계대출 연체율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고 있다. 

    감독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고, DSR등 대출 규제 강화 뜻을 밝힌만큼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결국 올해부터는 가계대출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돼 연체 등 부실이 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고객의 신용정보나 대출행태를 전보다 더욱 꼼꼼히 살펴 대출을 깐깐하게 취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