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기주총 지난해와 비슷한 3월말 유력유통 4사 합병 후 호텔롯데 상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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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지난달 지주사 전환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가운데 오는 3월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가 이를 실행에 옮기는 '최초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주총에서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배당확대, 합병,호텔롯데 상장 여부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 및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지난해 주총에서 밝힌 '투명경영' 일환으로 지주사 전환 여부가 오는 3월 주총의 주요 안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롯데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 주력 유통 4사를 분할, 합병 등의 방법으로 지주사로의 체제 전환을 검토 중이다. 

롯데가 이처럼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신동빈 회장이 늘 강조했던 '투명경영'을 위한 포석을 마련하면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기 위함이다. 물론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 더 핵심적이다. 

그동안 롯데는 형제 간 경영권 분쟁, 비리의혹 수사, 최순실 국정농단 등의 영향으로 경영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쇄신안으로 표방한 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책임경영을 실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롯데는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축소 개편하고, 유통 및 화학계열사를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투자와 M&A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꾸준히 거론돼 왔던 경영권 분쟁에서도 지주사 전환을 통해 신 회장이 방어에 나서면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유통 4사의 주요 주주로 올라있다.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지주사들이 합병한다면 신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진다. 일각에서는 주총 과정에서 지주사 전환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추가적인 대책도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호텔롯데 상장 추진도 중점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 4사 이외에 롯데건설, 롯데알미늄, 롯데케미칼 등 다른 주력 회사들의 지배력 확보를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초 신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시켜서 경영권 확보에 나설 방침이었다. 하지만 호텔롯데 상장이 다소 늦어지자 이보다도 유통4사 경영권을 먼저 공고히 한 뒤 호텔롯데를 상장한 후 4개사 합병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결국 호텔롯데와 유통 4사 지주사가 합병하면 신 회장은 일본 롯데의 영향력을 크게 줄이면서 그룹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게 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종 목적은 그룹 경영권 확보에 있다"라며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해결하고 지주사 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신동빈 회장은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직까지 정기 주총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3월 말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 정기 주주총회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주요 안건으로 어떤 사항이 거론될지도 미지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