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최정점 현금보유액 1조원 돌파자체사업 수주감소·먹거리 부재 '숙제'

  • 현대산업개발이 주택사업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하며 현금보유금 1조원을 넘겼다. 다만 매출에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수주가 점차 줄어들면서 미래먹거리 부재에 대한 걱정도 동시에 남겼다.

    13일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2016년 연간 누적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4조7499억원·영업이익 5172억원·당기순이익 331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우량 신규 주택사업 착공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기존 현장 원가율 개선 등으로 역대 최고 영업이익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 매출에서 주택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전체 매출 중 주택비중은 △2012년 53.4%(1조1780억원) △2013년 57.7%(1조6600억원) △2014년 68.9%(2조1730억원) △2015년 74.2%(2조4820억원)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매출 2조762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80% 가까운 실적을 주택에서 달성했다.

    주택사업 덕에 현금보유금 역시 1조원을 넘어서며 곳간을 가득 채웠다. 2013년 현금·예금 보유액 2710억원에서 지난해 1조1990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4배 이상 몸집을 키웠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80%를 차지하는 주택부문 수익성은 여전히 양호했다"면서 "2015년 이후 분양성에 문제가 있는 사업지가 없어 수익성 하락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현금보유액이 증가하자 곧바로 차입금 상환이 이어졌다. 차입금은 2012년 1조9940억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2013년 1조7310억원 △2014년 1조4150억원 △2015년 7700억원 △2016년 6940억원으로 해마다 규모를 줄였다.

    심지어 지난해 현금보유가 1조원을 넘기면서 순차입금은 -5050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이 마이너스라는 의미는 현금보유금이 차입금보다 많다는 의미로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는 뜻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사업에 집중한 건설사는 과거 2∼3년간 분양시장 호황으로 내년까지 실적개선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산업개발 전체 신규수주는 △2013년 1조9950억원 △2014년 2조6360억원 △2015년 5조665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신규수주는 3억9510억원으로 다소 주춤해진 상황이다.

    문제는 절대적인 매출창고인 주택사업 수주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자체 주택사업 규모가 감소했다. 자체사업 신규수주 규모는 2015년 1조2280억원에서 2016년 699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에 따라 수주잔고도 자연스럽게 하향세를 걷고 있다. 연도별 잔고는 △2014년 4조1480억원 △2015년 4조1350억원 △2016년 3조5690억원을 기록했다.

    자체사업은 단순 공사비만 챙기는 외주사업과 비교해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다. 사업시기와 분양가 책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영업이익 상승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4년 이후 주택시장 호조 속에 경쟁사 대비 수주잔고 정체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대산업개발 자체주택 향후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공급을 줄인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우량택지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체사업 규모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자체주택은 '고위험 고수익' 사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면서 "택지공급이 줄면서 건설사들은 안정적인 정비사업 수주에 주력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외주사업으로 주택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외주주택 수주잔고는 16조2410억원으로 전년 15조9290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올해 주택공급계획은 1만9030가구로 전망된다. 이 중 자체주택은 과거 2년 평균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과거 2∼3년간 자체사업 분양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주잔고가 줄었다"면서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자체사업 수주 고민은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택사업에 집중한 포트폴리오를 두고 다각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주택사업은 분양시장 분위기에 따라 실적 부침 가능성이 높아 새로운 먹거리 확보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산업개발도 풍부한 곳간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2월 현대산업개발은 파인리조트 인수에 뛰어들었다. 당시 유진 프라이빗에쿼티(PE)에 밀려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했다. 업계에선 리조트 경쟁 과다로 실질적인 다각화에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반면 면세점 사업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개장 1년 만에 신규면세점 중 처음으로 월 단위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지난달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32억원·1억2500만원으로 개장(2015년 12월) 이후 1년 만에 영업흑자를 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면세점 실적이 개선되면 추가적인 현금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