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핵심 계열사 입지 공고…신한·하나금투 부진만년 2위 KB금융 '와신상담'…증권 등에 업고 1위 탈환 관심사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신한·KB·NH·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각 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실적과 공헌도가 엇갈린다.

     

    매년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의 2017년 성적은 지난해 M&A와 유상증자를 마치고 전열을 재정비한 계열 증권사들의 역할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지주가 2조7748억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하며 9년 째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 뒤를 2조1437억의 당기순익을 기록한 KB금융지주가 바짝 뒤쫓았고,하나금융지주는 1조3451억원을 기록했다.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NH금융지주는 지난해 상반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으로 적자에 머물렀고, 지난해 3분기 들어서야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987억원의 누적순익을 기록 중인 것을 감안하면 2016년 실적 기대감은 낮은 상태다.


    반면 계열 증권사들만의 성적만으로는 순위가 뒤바뀐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비 우호적 업황 속에서도 전년대비 10.3% 증가한 236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지주의 핵심 계열사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업계는 상품종류와 거래구조 다양화로 파생상품 거래규모가 증가했고, IB 업무 관련 인수주선 수수료와 기타수수료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들은 지주 내 이익기여도가 낮아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나란히 전년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전년대비 46.4% 하락한 115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지주 내 당기순이익 비중이 4%로 떨어졌다.


    2015년 신한금융투자의 지주 내 당기순이익 비중은 8%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비중이 크게 급감한 것이다.


    신한금융지주가 9년 연속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카드 등 비은행자회사들이 동반 부진해 은행부문 쏠림 현상이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높아진 점이 고민이다.


    하나금융투자도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당기순익은 전년대비 33.3% 하락한 866억원에 그치며 지난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래로 연간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올린 지주의 흐름에 홀로 역행했다.


    오히려 전년 대비 23.7% 증가한 806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하나캐피탈과 전년 대비 647.0% 증가한 756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하나카드의 연간실적과 차이를 좁히며 지주 내 위상도 낮아졌다.


    KB증권은 적자를 내며 KB금융지주의 당기순익을 오히려 깎았다.


    지난해 통합과정에서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고, 파생결합증권 평가시스템을 보수적으로 적용하면서 손실을 952억원으로 처리하는 등 4분기에만 1355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ELS 손실에 따른 실적 악화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KB증권은 지난해에 손실분을 대부분 회계상 선반영한 것으로 풀이되며 지난해 대규모 적자공시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었다.


    반면 지난해까지 나타난 성적이 올해 그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NH투자증권의 통합출범 원년이 사실상 2015년이고, 이후 본격 궤도진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 나머지 3개 증권사들은 지난해 크고 작은 전열 재정비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진검승부는 올해 본격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KB증권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부실을 선반영한 것은 올해 호실적을 위한 조치로 본격적으로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하며 그룹의 새 중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마치고 이를 실행 중이다.


    KB증권이 투톱체제 대표들의 임기가 1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도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전사적 과제라는 점에서 업계는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와의 당기순익 격차를 지난해 6300억원 가량으로 좁히며 올해 대대적인 추격전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자기자본 4조1000억원으로 증권업계 내 대형사 반열에 오른 KB증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올해 역시 1위 수성을 목표로 하는 신한금융지주도 신한금융투자에 지난해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선물하며 힘을 실어줬다.


    그동안 신한금융투자의 증자를 미뤄온 신한금융지주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결정적 계기가 KB금융지주의 현대증권 인수였다는 점에서 지주측의 증권업에 대한 기대감도 엿볼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인수금융 강화에 나서는 한편 신한은행 등 지주 계열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IB 부문의 시너지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조직슬림화 작업과 동시에 신한금융투자 등 외부에서 파격 인재를 영입하며 회사의 DNA를 바꾸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절대적 목표는 수익성 개선이다.


    지난 3월 이진국 사장의 영입 역시 신한금융투자와 격차좁히기가 절실한 상황에서 업계 시선을 배제하고 '영업'만을 보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회사의 DNA를 바꾸기 위한 결단이었으며 지난해 말 인사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투자는 KEB하나은행 등 계열사간의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자산관리 명가 이미지를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지난해 전열 재정비를 마치고 올해 지주 내 핵심 계열사로서의 위상 강화를 위해 본격 영업을 시작한다.


    특히 은행과 보험업권의 올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반면 증권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증권사들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각 증권사 모두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하며 그룹의 새 중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