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공백 및 신인도 하락 우려, 경제 파장 현실로"'신규채용-공격적 투 자-글로벌 네트워킹' 타격…사업 경쟁력 저하 불가피
  • ▲ 법원이 16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열린 1차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는 모습.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법원이 16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열린 1차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는 모습.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면서 경제계는 충격에 빠졌다. 여론에 휩쓸린 특검의 판단에 경제 파장이 현실이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외 경제 침체기에 한국의 대표기업을 표적수사하면서 한국경제가 맞이할 위기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법원은 16일 오전 10시30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최종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결과는 이르면 자정께 발표될 전망이다.

    특검은 삼성이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대가로 최 씨 일가에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를 적용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삼성은 해당 의혹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협박과 강요에 의한 지원일 뿐 어떠한 특혜나 대가를 바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영장 청구가 형사소송법상 구속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워 최소한의 방어권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경영 공백과 미래사업 차질을 들어 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주주총회 결과를 예로 들며 심각한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삼성은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달러(9조3338억원)를 투자해 하만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하만은 오는 17일 열리는 주총에서 삼성과의 합병안 가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부패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혀 인수 백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특검조사로 미뤄졌던 정기인사와 조직개편도 걱정이다. 1만 명 규모로 진행됐던 신규채용과 신규투자, 추가 M&A는 생각할 수 없는 처지다. 책임을 감수하면서 대규모 사업을 결정해야할 오너가 사라짐에 따라 사업 경쟁력 저하는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3월에 예정된 중국 보아오포럼과 주요 이사회 참석이 불투명해지면서 글로벌 네트워킹에서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한 관계자는 "경영 공백에 의한 혼란과 신인도 하락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법원이 법과 원칙, 정의에 근거해 올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원이 1차 때와 같은 사유로 영장을 기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기된 혐의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고 증거로 제시된 수첩 등이 논란의 여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법원이 비판여론을 의식해 영장 발부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법과 원칙에 근거할 경우 영장 기각이 일반적이지만 여론에 휩쓸려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평가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특검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법조계 내부에서는 그 사유가 충분히 규명됐는지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다"면서 "법원이 지난 번과 같은 사유로 영장을 기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영장 기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결과를 낙관하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