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 만에 당기순이익 600% 증가…조합·은행도 성장세
모래채취 반대 '앞장'…전국비대위원장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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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최근 금융권 수장들이 연이어 연임에 성공했다. 그들의 재신임 키워드는 '실적'이다.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에 숫자는 '신뢰'로 통한다. 

수협중앙회 김임권 회장은 다음달 임기 3년차를 맞는다. 임기 반환점을 돈 그의 중간 성적은 단단하다.  

수협중앙회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69억원에서 김 회장 취임 후 2015년 103억, 2016년에는 414억으로 급신장했다.증가율이 600%에 달한다. 같은기간 회원조합과 수협은행도 모두 증가 폭을 늘렸다. 지난해 중앙회와 단위조합, 수협은행까지 모두 합친 순이익은 2169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대치다. 

15일 수협중앙회 본부에서 만난 김임권 회장은 '숫자'에 겸손했다. 그는 "직원들 월급 줄여서 내는 실적은 의미가 없다"면서 "많이 주고, 많이 벌겠다"고 했다. 

현재 수협중앙회는 신사업으로 러시아 사할린 일대에 어분공장 건설을 계획 중에 있다. 지금껏 국내서 수출 상품 개발 등을 진행해왔지만 이 사업이 성사되면 현지에서 수요자가 원하는 상품을 곧바로 제조,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다가 수출 활로 개척에도 막대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러시아 어분공장, 수산업 '개성공단' 열리나

김 회장은 "우리가 러시아에 어분공장을 지어 사할린에 진출하는 길을 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할린에는 어자원이 많이 있는데 현지인들이 잡을 수 있는 생산수단이 거의 없다"면서 "현재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우리 어민들이 고기잡고 가공하고 어분도 만드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TF관계자들은 오는 20일 현지로 첫 출장을 떠난다. 

특히 "사할린에 어분공장이 생긴다면 삼국간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수산업의 개성공단과 같이 북한 근로자들을 우리 사업장에서 고용하는 사업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 ▲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이뿐만이 아니다. 수협은 지난해 중국에 현지법인인 위해수협을 비롯해 북경, 상해, 청도 등에 무역거점기지를 마련했다. 

    김 회장은 "한국 사람들이 먹던 수산물 그대로 팔려고 하면 현지 사람들 취향이나 기호가 반영이 안된다"면서 "조미김, 스낵김 등을 비롯해 김탕, 해삼마스크팩 등 수출 전용상품을 개발해 큰 호옹을 얻고 있다"고 했다.  


    ◇ "남의 논밭을 파버리면 어쩌냐" 비대위원장으로 

    최근 김 회장은 직함이 하나 더 생겼다.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모래채취와 관련해 전국피해대책위원장을 맡은 것이다. 

    그는 "남의 논밭을 파헤치면 어쩌냐"면서 "모래채취는 행정이 아닌 폭력"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회장은 "어업은 농업하고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농업은 사유지에서 일어나는 경제활동으로 무엇을 심을지 다 농민이 정한다. 농업에서 경제주체는 농민"이라고 했다. 

    이어 "어업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어업은 바다라는 공유지에서 경제활동이 이뤄진다. 정부의 규제나 행정에 따라 생업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근해 어획량은 44년만에 처음으로 100만톤 선이 무너지면서 92만톤에 그치는 위기를 맞았다. 

    김 회장은 "지금껏 서해와 남해 배타적 경제수역 일대에서만 채취한 모래양이 63빌딩 160여개 달한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남해 부근에서 파낸 모래만 1167만㎥로 63빌딩 18개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그는 "협동조합이 어민들을 잘살게 하고 어자원을 보호하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수협의 존재의 이유가 어업인들의 권익신장이 아니냐"고 했다.  

  • ▲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 차기 수협은행장, 전문성 + 수협 애정 모두 갖춰야 

    수협이 당면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정부로부터 빌린 공적자금도 갚아야 하고,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도 완전히 매듭을 지어야 한다. 오는 4월 임기가 만료되는 수협은행장 인선에도 '수협'의 목소리를 더 높이라는 노조 요구도 뒤따르고 있다. 

    그는 차기 은행장에 대해 조업 총책임자인 '어류장'에 비유를 했다. 

    김 회장은 "먼저 자기 일에서 기쁨을 누리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다는 험하고 변화무상한데 파도를 두려워하면 그물을 던질 수 없다"면서 "변화가 있을 때 고기가 잘 잡힌다"고 했다. 이어 "팀하고 화합을 잘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협은행은 이달 중으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 새 행장 인선에 돌입한다. 임추위는 정부추천 3인, 수협 추천 2인으로 사실상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김 회장은 "전문성, 조직에 대한 애정을 갖춘 분이 온다면 최고로 대접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