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린나이코리아 측은 창업주 차남의 구속에 대해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는 모양새다.ⓒ 픽사베이
    ▲ 린나이코리아 측은 창업주 차남의 구속에 대해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는 모양새다.ⓒ 픽사베이
    일반적으로 오너 리스크는 오너(총수)의 독단 경영이 기업의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오너에게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다 보니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기업에 끼칠 수 있는 위험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뗀 창업주 자녀 등의 일탈도 오너리스크에 포함될까?

최근 강원우 라니 전 대표가 구속됐다. 그는 불법대출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전 대표가 운영하던 라니는 가스설비업체로 지난 2015년 도산했다. 강 전 대표는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대금을 30억 이상 부풀려 대출을 받다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강 전 대표는 린나이코리아의 창업주 강성모 전 명예고문의 차남이다. 라니는 린나이코리아의 첫 계열사로 지난 2010년 계열 분리할 때까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강 전 대표 역시 린나이코리아에서 상무로 재직했다. 강 전 대표의 형 강원석씨는 강성모 전 명예고문에 이어 2012년 갑작스런 퇴임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린나이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재임했다. 정리하면 강성모, 강원우, 강원석 삼부자 모두 ‘린나이맨’ 출신이다. 

그러나 린나이코리아 측과 창업주인 강성모 전 명예고문 일가와의 왕래는 2012년 이후 소원해진 것으로 보인다. 강 전 고문 역시 간혹 종교 및 봉사 행사자리에 참석하는 것을 제외하면 두문불출했다. 강 전 고문의 자취는 2013년 이후 완전히 사라졌다.

린나이코리아의 지분은 일본 본사가 97.7%, 린나이홀딩스가 2.3%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주 일가와의 접점은, 적어도 지분 상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강원우 전 대표가 대출 과정에서 린나이코리아의 동의 혹은 묵인하에 린나이의 이름을 팔았는지는 검찰 수사 결과에 달렸다. 검찰 측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답변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일본 소식통으로부터 일본 린나이가 강성모 창업주 일가를 상당히 불편해했다는 제보가 날아들었다. 린나이코리아 기업 내 여러 관계자에게 이에 대한 확인을 요구했지만 모조리 거절당했다. 어렵사리 연락이 닿은 강 전 대표의 지인 역시 대답을 피했다. 

린나이코리아측은 “해당 사안과 관련한 어떤 질문에도 대답할 수 없다. 지시가 떨어졌다”며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도의적으로도 린나이 측에게 책임을 물을 이유 및 명분은 존재하지 않지만 회사는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는 모양새다. 혹시 모를 구설수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이해될 수도 있다. 

그러나 침묵은, 때때로 더 큰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니다”와 “말하지 않겠다”는 전혀 다른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