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본 '사금고화' VS ICT-금융 융합 '새로운 비즈니스' 이주 계류 중인 은행법 통과 여부 여전히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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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월 케이뱅크가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지만 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불편하다.

    가장 큰 이유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면 사금고로 전락하지 않겠냐는 논리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0일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성균관대 고동원 교수, 케이뱅크 심성훈 대표, 서울시립대 윤창현 교수, 홍익대 전성인 교수 등이 참석해 각 자의 의견을 내비쳤다.

    먼저 성균관대 고동원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대주주의 사금고화를 우려했다.

    고동원 교수는 “대주주인 기업의 자금이 부족하게 되면 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자금을 지원 받을려고 할 것”이라며 “결국 기업 부실이 은행 부실로 이어져 고객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익대 전성인 교수도 “국민 부담을 수반하는 예금보험 등의 보호는 그대로 둔 채 은산분리 규제만 제거하는 것은 산업자본에 대한 엄청난 특혜”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도 은행지주회사법을 통해 엄격한 은산분리 규제를 유지 중이다”라며 “미국에서도 산업자본이 대주주인 은행이 있지만 이들은 요구불예금을 수납하지 않거나 총자산이 1억 달러 이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국내 금융산업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은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서울시립대 윤창현 교수는 “은행 사금고화 우려는 기업들의 자금이 부족했던 오래된 이야기”라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저금리 기조가 아직 일반적인 상황에서 금융업 진출은 특혜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이어 윤 교수는 “기업의 인터넷은행업 진출은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며 “중금리 대출을 통해 금융소비자에게 값 싼 자금을 제공할 수 있고 모바일뱅킹 등 새로운 서비스로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심성훈 대표는 “인가 조건으로 은행업을 전자금융거래의 방법으로 영위할 것이라는 점이 명시된 만큼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과는 사업 채널이 다른 별도 영역으로 봐야 한다”며 “기존 은행의 규제 틀이 아닌 ICT-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진흥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문가 역시 은산분리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정무위원회는 이 주내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된 은행법 개정안을 심사한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기업이 소유할 수 있는 은행 의결권을 최소 34%에서 최대 50%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관련 법이 5개 계류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필요성에 대해선 여야 국회의원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은산분리 부문에서만 각을 세우고 있어 자칫 반쪽짜리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소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