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월미은하레일 철거' 시공사 책임 인정부실시공 '오점'…신규 철도사업 수주 위축 우려
  • ▲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월미은하레일'. ⓒ연합뉴스
    ▲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월미은하레일'. ⓒ연합뉴스


    경인선 인천역과 월미관광특구를 순환하는 총 6.1㎞ 연장의 관광용 모노레일 '월미은하레일'과 관련한 판결이 나왔다. 시공사인 한신공영 등의 책임이 인정되면서 배상 판결이 났다. 소송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지만, 주간 시공사인 한신공영으로썬 철도사업 수주에 적잖은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는 인천교통공사가 한신공영 등 월미은하레일 시공사 9곳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교통공사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월미은하레일 하자비용을 123억원으로 인정하고, 미지급 공사대금과 책임 비율 등을 따져 시공사 측이 교통공사에 54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2011년 한신공영 등 시공사 9곳이 교통공사에 미지급 공사대금 31억원을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시작됐다. 교통공사는 이듬해 272억원에 달하는 하자보수비용 청구소송으로 대응했고, 5년 만에 1심 판결이 나왔다.

    문제는 최근 한신공영의 실적 개선세에 찬물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한신공영은 2014년 회계이슈로 13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반영한 이후 주택사업 및 자체사업을 기반으로 반등에 성공한 데 이어 성장궤도에 올라타고 있었다.

    2010년대 들어 한신공영은 영업이익(별도)이 2011년(282억원) 194%, 2012년(374억원) 132%, 2013년(527억원) 140% 등 전년대비 상승세를 기록 중이었다.

    2014년에는 당시 상장폐지된 우선주 문제로 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지정 회계법인이 변경되면서 과거 5개년도 재무제표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부실 가능성이 있는 공사 미수금, 영업대여금 등 총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반영됐고, 그 결과 8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한 공공공사 비중을 끌어올려 둔데다 그 무렵 시작된 주택경기 호조 등으로 이듬해 4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자체사업의 연이은 성공으로 712억원(연결)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같은 결과가 시공능력평가에 반영되면서 지난해 시평 30위권 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 상승률(28→18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실시공 문제가 다시 드러나면서 한신공영의 철도사업 추진에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6.1㎞에 불과한 모노레일 시공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이미지로 남게 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철도 사업의 안전성은 물론, 향후 철도 사업 수주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나 한신공영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잔액(3조3280억원)이 전년(3조6997억원)에 비해 10.04% 줄어든 점과 최근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 신성장동력 중 하나가 중국, 남미 등의 고속철도사업인 점을 감안하면 여파를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신공영이 진행 중인 철도 사업은 △서해선복선전철 1공구(4.29%, 이하 계약잔고 기준 공정률) △도담영천전철 12공구(1.80%) △도담영천전철 7공구(1.96%) △포항삼척철도 16공구(17.73%) △영천신경주전철 3공구(17.02%) 등이 있다.

    소송가액도 크지 않지만, 불안한 재무구조도 재차 부각되고 있다. 2014년 590%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2016년(연결, 잠정) 489%로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라는 지적이다. 시평액 기준 비슷한 규모(1조5757억원)인 태영건설(1조5357억원)과 계룡건설산업(1조5899억원)이 전년대비 각각 39.3%p, 71.4%p 증가했음에도 여전히 한신공영보다 낮은 177%, 356%를 기록 중이다.

    한신공영 측은 "소송의 최종 결과는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으나, 이러한 소송사건의 결과가 재무제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월미은하레일은 2007년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853억원을 들여 2009년 인천에서 열린 도시축전에 맞춰 추진됐다. 시공사는 한신공영 컨소시엄으로, 한신공영 측은 설계에서 시공까지 전 과정을 턴키로 수주했다.

    2008년 6월 착공해 2010년 6월 완공했지만, 시험운전 중에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나는 등 부실이 드러나 운행이 중단됐다. 국내 최고 전문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1년에 걸친 검증 결과 토목은 물론 궤도, 차량, 전력, 신호, 통신 등 전 분야에서 총체적 부실로 확인됐다.

    가장 기본적인 토목공사인 교각 위치와 기울기가 95% 이상인 오차범위를 넘는 상태로 시공될 정도였고, 무인자동운전으로 시공됐지만 정위치 정차 신뢰도가 시방 기준 99.99%에 크게 못 미치는 74%로 확인됐다.

    결국 지난해 9월 인천교통공사는 안전 문제로 최종 철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