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이익율 '32%' 차지…"실적 효자 등극"수출비중 80%…고급 윤활기유 선진국 중심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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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정유사의 윤활기유 사업이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에스오일이 단연 돋보이는 알짜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품질 제품 비중을 높이고 설비개선을 통해 생산효율을 높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윤활기유는 '엔진 오일'로 불리는 윤활유의 기초 원료로 자동차·선박·기계 등에 사용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에쓰오일의 윤활기유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3137억원, 4185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32%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5년 대비 8%p 증가한 수치다. 일산 7만800 배럴의 생산규모를 보유한 국내 1위 업체 SK이노베이션(19.8%)과 GS칼텍스(23.2%)에 비해서도 돋보이는 성과다.

에쓰오일의 윤활기유 사업 호조는 고품질 제품의 수출 확대와 생산 효율 향상에 힘쓴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쓰오일의 윤활기유 생산규모는 일산 4만2700 배럴로 80% 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력 제품인 고급 윤활기유(그룹 Ⅲ) 생산 비중은 68%(일산 2만9000 배럴) 달하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급에 나서고 있다.

윤활기유는 미국석유협회(API)의 등급 분류에 따라 5개의 등급으로 나뉘는데 숫자가 높을 수록 고품질 제품을 의미한다. 이 중 그룹 Ⅲ 제품은 자동차용 고급 윤활유로 사용된다.
   
회사 관계자는 "윤활기유 최대 수요는 자동차 시장으로 지난해 유럽과 미국의 고급차 수요가 늘었다"며 "지난해 범용제품에 비해 고품질 제품 마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에쓰오일은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진행한 '슈퍼프로젝트(SUPER project)'로 설비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슈퍼프로젝트는 증설보다는 기존 설비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사업으로 지난해 윤활기유 설비가동률은 97%까지 확대됐다. 

회사 관계자는 "슈퍼프로젝트를 통해 연중 최대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윤활기유 사업이 호조를 보인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했다.

◆한 발 앞선 시설투자 통해 경쟁력 확보

비정유부문인 윤활기유 사업이 '효자'로 거듭난데는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에쓰오일은 1981년 수소첨가개질공정(Gulf Hydro-Treating Process)을 국내 최초, 세계 3번째로 도입해 고급윤활기유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윤활기유 제조시설을 상업 가동함으로써 전량 수입하던 윤활기유의 자급체제를 구축했다. 1989년에는 '드래곤(Dragon)' 브랜드로 윤활유 완제품 시장에 진출했으며, 2002년에는 기존 수소첨가분해(hydrocracking) 시설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초고점도지수(very high VI) 윤활기유의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

2008년에는 프랑스 석유회사인 토탈사와 합작으로 윤활유 전문업체 에쓰오일토탈윤활유(STLC)를 설립했다. STLC는 자동차,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윤활유 완제품을 생산, 공급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선두 그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에쓰오일은 또 2014년 호주 ASCC(Australasian Solvents and Chemical Company)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호주와 뉴질랜드 시장에서 윤활기유 제품의 저장판매를 개시하는 등 안정적 해외 판매망 확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2016년 4분기에 축소된 윤활기유 스프레드는 제한된 증설물량과 미국 및 유럽에서의 고품질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성장에 힘입어 전년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