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사'라는 공통점 극복이 관건원자재 대량 구매 등 원가절감 기대탄력적 물류기지 활용 모색중
  • 한일시멘트 단양공장.ⓒ한일시멘트
    ▲ 한일시멘트 단양공장.ⓒ한일시멘트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업계 1위인 쌍용양회를 위협하게 됐다. 단, 양사 모두 내륙사라는 단점을 갖고 있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향후 경쟁력 확보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LK투자파트너스-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과 함께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했다. 아직 구체적인 제시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6000억원 중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시멘트는 그동안 사모펀드들의 적극적인 현대시멘트 인수 의사 표시에 가려져 인수후보자로 거론되지 않았다. 또 내륙사(내륙 지역에 공장 보유)인 탓에 현대시멘트와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한일시멘트가 전략적 투자자(SI) 형태로 LK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비밀리에 참여한 것은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쌍용양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시멘트가 본입찰까지 현대시멘트 인수전 참여를 숨긴 것은 인수 의사 표출 시 가격 상승이 우려됐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양사 모두 내륙사라는 단점을 어떻게 희석시키느냐가 향후 경쟁구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 인수를 활용 시 원가절감 등의 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시멘트는 생산 설비 연령이 국내 7개사 9개 시멘트 공장 가운데 가장 낮아 효율성이 가장 높다. 특히 영월공장은 에너지 고효율 설비를 갖추고 있어 타사 대비 10% 정도 원가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통해 한일시멘트는 상승 중인 유연탄 가격과 철도운송 요금 부담에서 경쟁사 대비 이점을 얻을 수 있다. 현재 시멘트 생산의 연료로 사용되는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1분기 대비 63% 가량 올랐다. 이달부터는 철도 운송 요금 역시 기존 대비 8.9% 올라 원가부담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원자재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절감도 가능하다. 한일시멘트와 현대시멘트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시멘트 생산량이 각각 623만7000톤(t), 385만6000톤을 기록했다. 이는 업계 1위인 쌍용양회 925만1000톤과 비교해 84만2000톤 정도 많은 수치다.

    생산량이 많다는 것은 원자재 구매량도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즉, 원자재 대량 구매로 구매파워가 증대됨에 따라 원가절감이 기대된다.

    한일시멘트는 현대시멘트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물류 기지 합리화를 모색 중이다.

    한일시멘트는 현대시멘트와 함께 출하기지를 타용도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탄력적인 운영을 통해 성수기 시 물량 부족현상을 보완하고, 비수기 시 타용도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앞서 쌍용양회와 한라시멘트 등이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시장 재편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라며 "양사가 수십년간 축적한 설비 운영 능력, 원가 절감 방안, 영업 노하우 등 운영 측면 등에서 다양한 노하우를 교류해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시멘트업계 점유율은 쌍용양회가 28.78%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한일시멘트 21.21%, 성신양회 13.23%, 동양시멘트 11.44%, 한라시멘트 9.47%, 아세아시멘트 8.49%, 현대시멘트 7.38%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