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직원 횡령사고 적발…신용등급 조회 등 초강수 조치 결과물"사건 재발 방지 및 리스크 관리에 더 채찍 가해 금융사고 제로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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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투자증권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내부통제 및 감시활동에 따른 결과를 내놓고 있다.

    전 직원의 신용등급 조회라는 강력 조치 이후 일부 지점에서 고객 자금 유용 등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드러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면 아래 묻혀있던 환부들을 도려내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대전의 한 지점 차장이 친분이 있는 고객에게 자금을 빌린 후 잠적했다가 회사 내부 감사에 적발됐다. 빌린 자금규모는 10억원 가량이다.


    이번에 드러난 사건은 고객 재산을 개인 계좌를 이용해 임의로 투자를 한 것이 아닌 해당 직원 가족의 사업 및 신변 문제로 지인에게 돈을 빌린 것으로 가정사에 가깝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과 11월에도 지점 직원들이 개인 계좌를 이용해 투자해오다 사고를 일으켜 논란이 일어난 바 있으며 이 사건들은 리테일 강자로서의 자부심에 오점을 남겼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고객자금 유용 등 금융사고 사전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마련 차원에서 전 직원의 신용등급을 조회해 재발방지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전 직원의 신용등급을 조회해 신용불량 및 과다채무 등 위험수준에 이른 신용상태를 보인 직원 40여명을 추려내며 직원 개인의 일탈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게 됐다.


    당시 회사 내 일부 직원들은 강도높은 자체 감시 및 점검 활동이 전 직원들을 잠재적 범법자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반면 회사측은 고객 자금을 대상으로 한 직원들의 사고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고수했다.


    지난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용등급 조회 역시 조회 이전에 위법 소지가 있는 직원들이 자진 신고하면 징계를 면해주는 리니언시 제도를 먼저 시행했지만 자진신고자가 없어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회사측은 최근 드러나고 있는 일부 지점의 금융(횡령)사고 역시 직원들의 신용등급 조회를 통해 발견된 것으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따른 성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용불량, 과다채무 등 신용상태가 위험 수준에 이른 직원들이 그만큼 사고발생 가능성도 안고 있는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더 큰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것.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잇따라 금융사고가 벌어진 점은 유감스럽지만 내부통제 강화에 따른 불가피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사건의 재발 방지와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는 고객 신뢰회복에 주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직원 신용등급 조회와 직원 순환배치 등이 직원들 입장에서는 다소 강력한 조치일 수 있지만 고객간의 신뢰를 위해 올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문제들을 털고 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간헐적으로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 할 문제고, 빨리 발견해야 할 문제라면 지금 그 과정을 밟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개인 리테일 고객비중이 타사 대비 높은 만큼 정기적인 현장점검과 직원교육 등을 통해 분쟁과 사고를 없애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상호 사장 역시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중심 영업의 완전한 정착을 강조하며 "고객 우선의 정도영업을 완벽하게 정착시켜 '고객과의 불미스러운 분쟁이나 금융사고 제로의 원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강력한 방침에 대해 업계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 최초의 전직원 신용등급 조회 등을 통한 내부통제 강화와 단속 과정에서 수년간 쌓여온 일부 직원들의 일탈이 드러나고 당국의 제재가 나올 수 있겠지만 대형사로서, 매년 안정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을 때 나태해진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것도 흔치 않은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