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농장 발생 H5N8형 국내 새로 유입 추정… H7N9형 확산 중국 방문 자제 요청
  • ▲ AI 방역.ⓒ연합뉴스
    ▲ AI 방역.ⓒ연합뉴스

    파죽지세로 확산하던 H5N6형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소강상태를 보이자 방역 당국이 이번엔 '오리 맞춤형' H5N8형과 '인체감염 시 치사율 30%'의 H7N9 바이러스에 골치를 앓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재 중국 남부와 대만에서 퍼지고 있는 H7N9형 AI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 설명으로는 H7N9형은 가금류에 대해선 병원성이 낮지만, 인체에 감염되면 병원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치사율이 30%에 이른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여행객을 통해 바이러스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확산할 수 있다는 게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중국 남부 지역으로의 여행 자제를 요청하고 불가피하다면 현지 생축판매시장이나 농장 방문을 자제하고 입국 때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방역 당국은 24일 대응방안을 마련하고자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기관 회의를 열 예정이다.

    2014년 국내에서 대유행했던 H5N8형 바이러스도 방역 당국 입장에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지난 6일 전북 김제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올겨울 처음으로 H5N8형이 검출된 이후 보름만인 21일 전남 해남의 육용 오리 농장에서 H5N8형이 발생한 상태다.

    아직 'N'형 유전자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22일 충남 청양의 산란계 농가에서도 H5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돼 AI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H5N8형은 오리 농가에서 잘 걸리는 데다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탓에 발견이 늦어지면 피해가 커진다. 2014~2015년에 피해가 커지고 방역이 장기화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방역 당국은 해남 지역 발생농가 등 5곳의 가금류 6만3000여마리, 청양 의심 농가 8만1000여마리에 대해 도살 처분 조처를 마쳤다. 해남 지역에 대해선 2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일주일간 축산 관계자 출입금지, 가금·알·사료, 축산기자재 등에 대한 반·출입 금지 조처를 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김제 산란계 농가에서 나온 H5N8형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분석결과 현재 유럽에서 유행하는 것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국내 잔존 바이러스가 아니라 철새에 의해 새로 유입됐을 개연성이 높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