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시세차익 노린 '투기성' 매수세 영향 분석


  • 올해 들어 두 달 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선박투자회사(선박펀드)이고 그다음은 STX중공업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가장 많이 내린 종목은 '반기문테마주'로 분류됐던 성문전자우였다. 하락률 2위는 정리매매 중인 한진해운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두 달 간 유가증권시장 주가 상승률 1위는 선박펀드인 코리아퍼시픽01호선박투자회사로 183.7% 올랐다. 선박투자회사는 투자금을 모아 배를 산 뒤 해운업체에 빌려주고 받은 용선료로 원리금 상환과 투자자를 대상으로 배당을 하는 뮤추얼 펀드다. 

    코리아1호는 지난 1월 2일 740원에서 지난달 28일 2천100원으로 올랐고 지난 1월 16일에는 3천59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선박투자펀드들은 코리아01호뿐만 아니라 코리아04호(85.57%·4위), 코리아03호(77.52%·6위), 코리아02호(50.18%·9위) 등도 수익률이 50%를 넘기며 상위 10위권에 포진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매수세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006년에 상장한 코리아01∼04호는 지난달 17일 파산 선고로 상장폐지되는 한진해운에 배를 빌려준 선박펀드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롤러코스터를 탔던 한진해운 주가와 함께 요동쳤다.

    연초 한진해운은 자산매각 기대감에 단타 매매꾼들이 몰리며 급등했다가 1월 중순 이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코리아01∼04호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여 1월 중순에 단기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종가는 고점 대비 평균 56%가량 떨어진 것이다. 

    이들 펀드는 지난달 중순에는 한진해운과 관련한 대여금 회수 불확실성에 대한 대손 반영으로 자본금의 50% 이상이 잠식됐다고 공시하며 한때 매매가 정지되기도 했다. 

    선박투자회사 다음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은 STX중공업(136.32%)이었다.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STX중공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지만, 매각 가능성이나 단기차익을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며 주가가 올랐다.

    때문에 1월 초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또 세 차례나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의 회생 계획안 인가 이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감자 소식이 전해진 1월 16일에는 하한가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자본금 전액 잠식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다음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강세를 보인 호텔신라우(86.10%·3위)와 SK증권 매각설로 급등한 SK증권우(80.6%·5위) 등의 수익률이 높았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관련주로 각각 분류된 SG충방(51.68%·8위)과 DSR제강(43.99%·10위) 등의 대선 테마주도 주가 상승률 10위 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대선 관련 테마주들은 주가 상승보다는 하락률 상위 목록에 더 많았다. 대부분 지난달 초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관련주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반기문주(株)' 열풍을 몰고 온 성문전자 관련주가 주가 하락률 1위와 3위에 나란히 올랐다. 성문전자우는 올해 들어 주가가 75.36% 떨어졌고 성문전자는 68.43% 내렸다. 

    주가 하락률 2위를 차지한 건 한진해운(-72.75%)이었다. 또 한창(-65.03%·4위) 등 다른 '반기문 테마주'를 비롯해 반 전 총장과 밀접한 연관성이 없는데도 관련주로 분류됐던 부산주공(-39.31%·6위), 케이탑리츠(-37.52%·7위). 에스씨엔지니어링(-36.15%·8위) 등도 하락률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