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파라곤 중도금 무이자 정책에 위기감 고조이자만 약 1100만원 부담, 사업성 하락 불가피
  • 고덕신도시 자연&자이 조감도.ⓒGS건설
    ▲ 고덕신도시 자연&자이 조감도.ⓒGS건설


    경기도시공사가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난관에 봉착했다. 동양건설산업이 고덕신도시 첫 사업에 '중도금 무이자' 카드를 꺼내 들자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서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시공사는 '고덕신도시 자연&자이(공공분양)'에 적용할 중도금 이자 후불제 정책을 두고 숙고에 들어갔다.

    이는 동양건설산업이 고덕신도시 첫 사업 '고덕 파라곤'을 선보이면서 저렴한 분양가와 함께 중도금 무이자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경기도시공사도 고덕 파라곤 가격 정책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공공분양이 갖는 저렴한 분양가가 희석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앞서 고덕 파라곤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대로 등장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동양건설산업은 예상가보다 낮춘1140만원으로 분양가를 책정했다. 이는 고덕신도시 초반 분위기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는 10일 분양일정을 시작하는 공공분양이 대기 중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동양건설산업은 브랜드는 물론 분양가에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라는 카드를 꺼낸 셈이다. 최근 분양시장에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파격적인 선택이라는 의견이다.

    은행권이 중도금 집단대출을 꺼리면서 이자율은 최대 7%까지 치솟았고, 수요자들 역시 중도금 이자 후불제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최근 중도금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대출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면서 "수요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덕신도시 자연&자이는 현재까지 계획된 고덕신도시 물량 중 유일하게 대형사 브랜드 단지다. 여기에 공공분양이라는 특성상 분양가는 주변 단지와 비교해 약 10% 저렴하게 책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앞서 경기도시공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고덕신도시 자연&자이는 중도금 후불제가 적용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분양가도 3.3㎡당 1050만원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분양가만 보면 고덕신도시 자연&자이는 민간분양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동양 파라곤이 중도금 무이자 정책을 들고나오면서 경기도시공사는 사업 전면 재수정을 불가피해졌다. 고덕신도시 자연&자이가 중도금 후불제가 적용되면 중도금 무이자인 동양 파라곤과 비교해 '저렴한 분양가' 장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중도금 이자금액을 합치면 공공분양과 민간분양 가격은 엇비슷한 수준이 되는 셈이다.

    업계에선 경기도시공사 역시 중도금 무이자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공공기관이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수요자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공공분양이 민간분양과 비교해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경기도시공사가 중도금 후불제를 적용하면 단순히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중도금 무이자 정책은 사업성 하락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경기도시공사는 중도금 무이자 정책으로 전략을 바꾸면 수요자 부담인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만약 중도금 이자율 5%를 반영하면 가구당 1100만원 안팎 금액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고덕신도시 자연&자이 관계자는 "현재 내부 회의를 통해 중도금 무이자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