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한국 여행 상품 판매 중단 지시… 사드 보복 피해 우려여행업계 "중국 정부 공식 입장 확인 후 구체적 대응책 마련할 것"호텔업계 "주요 타깃 고객층 다변화 등 피해 최소화 대책 마련"
  • ▲ 중국인 관광객 관련 사진. ⓒ뉴데일리경제DB
    ▲ 중국인 관광객 관련 사진. ⓒ뉴데일리경제DB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여행업계와 호텔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약 804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방문객 수인 1720만명의 절반에 미칠만큼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한국 여행 불가 방침을 내리면서 중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게 된 것.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여행업계와 호텔업계는 당장 고객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 2일 오후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해 한국행 여행 상품에 대한 온·오프라인 판매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한국행 단체여행을 20%가량 축소시킨 데 이어 여행사를 통한 개별 관광객의 한국 여행 또한 막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한국 여행 상품 판매를 막는다는 사실이 공개적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정부도 당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식적 입장이 아닌만큼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를 지켜봐야겠지만 아직 내용을 구체적으로 모르기 때문에 이렇다 할 대응책을 마련하지도 못하고 눈치만 볼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중국 사드 보복으로 인한 실질적인 영향은 아직까지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어떤 공식 입장을 밝힐지에 따라 이에 맞는 대응책을 내놓게 될 것"이라며 "꼭 사드의 영향 때문이라고만은 볼 수 없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패키지 여행 상품 판매는 매월 감소하는 추세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개별 여행 상품 판매는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호텔 업계는 타깃 고객층을 다변화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 감소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명동에 포진해 있는 대부분의 비즈니스 및 관광 호텔은 중국인 관광객이 주요 고객층이었다"며 "중국인 관광객 수가 실질적으로 줄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까지 상황을 지켜보고는 있지만 혹시 모를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타깃 고객을 일본, 홍콩 등 동남아로 선회하는 호텔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명동 지역에 새롭게 문을 연 한 비즈니스 호텔 관계자는 "인근 호텔들이 중국인 관광객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문을 열면서 주요 타깃층을 아예 다르게 정했다"며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일 중국의 방한 관광객 제한 등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고 관광 및 콘텐츠 분야를 총괄하는 종합대책반을 구성했다.

    문체부는 중국 현지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정확한 실정을 파악하고 국내 관광업계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중동·동남아 등 시장의 다변화, 개별관광객 유치 노력 확대, 업계 피해 대책 검토 등 다양한 공동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한국 관광의 중심 지역으로 꼽히는 제주는 긴급 점검에 들어갔으며 부산시도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지역 관광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제주는 지난해 12월 중국 관광객이 16만 8872명, 지난 1월 18만430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9%, 29.7% 증가했지만 중국의 방한 여행 금지 조치로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96만명이며 이 중 32%에 해당하는 93만9000명이 중국인으로 집계됐다.

    한편 업계는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 조치가 현실화 될 경우 중국 관광객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400만명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