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찾아가 서명전달식, 사실 확인도 없이 '대화 의지 없다' 비난 논란양향자 민주당 최고 위원 "반올림은 '전문시위꾼'...유가족 없는 귀족 노조 전락 지적"
  • ▲ 삼성 서초사옥 전경. ⓒ뉴데일리DB
    ▲ 삼성 서초사옥 전경. ⓒ뉴데일리DB


    "삼성은 반올림과 대화에 나서라. 삼성은 직업병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가족에게 공개 사과하라. 삼성은 배제없는 투명한 보상을 실시하라. 삼성은 예방대책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라"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를 위한 인권 지킴이)이 주장하는 내용이다.

    반올림은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인근에서 문화제 및 추모 행진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다 2007년 3월 6일 세상을 떠난 故황유미 씨의 10주기를 추모한다는 이유에서다. 반올림은 강남역 8번 출구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516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만여 명의 서명이 담긴 '황유미 10주기 서명전달식'도 열었다. 전달식에는 반올림 관계자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유은혜 의원 등이 참석했다. 

    문제는 이들이 반도체 직업병 문제와 상관없는 삼성생명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는 점이다. 

    반올림은 해당 서명지를 '삼성 관계자에게 전달하겠다'며 경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삼성 측은 '관계자가 없다'는 이유로 출입을 통제했다. 하지만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반올림은 '삼성이 대화 의지가 없다'고 비난했다. 유은혜 의원은 "문조차 열어주지 않는 삼성이 직업병 문제에 근본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당 차원에서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서초사옥에 있던 삼성전자 본사 인력이 지난해 상반기 이동한 상황에서 삼성생명을 상대로 집회를 벌이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 서초사옥에서 근무하던 삼성전자 소속 직원 대부분은 2015년 수원에 위치한 디지털시티로 이동했고, 빈자리는 삼성생명 직원들로 채워졌다. 미래전략실에 소속돼 근무했던 삼성전자 일부 소속 인력 역시 지난 3일 미전실 해체로 인해 원대복귀한 상태다. 이런 내용은 언론을 통해 수 차례 다뤄져 조금만 찾아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반올림이 비상식적인 요구를 되풀이하면서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대리인을 통해 10개월째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를 촉구하는 서명을 진행하는 건 결국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이 2015년 9월부터 조정권고안의 원칙과 기준을 대부분 수용해 120여 명에게 보상과 사과문을 전달한 상황에서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가족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거듭 주장하는 모습은 본질을 흐리는 여론몰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언제든지 신청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고 1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통해 예방과 연구 활동에 힘쓰겠다는 공언과 무관하게 '투명한 보상과 예방대책 합의를 이행하라'는 요구를 되풀이하면서 비난을 위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상무 출신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반올림을 전문시위꾼으로 규정하며 "귀족노조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규탄해 눈길을 끌었다. 

    양 의원은 "유가족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반올림은)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반올림이 삼성 본관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은 유가족도 아니다. 그런 건 용서가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반발이 거세지자 곧바로 사과해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