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호재' 미분양 줄고 매매가 고공행진"입주·신규분양 몰려 소화불량 우려"
  • ▲ 김포도시철도 실외디자인 시안. ⓒ연합뉴스
    ▲ 김포도시철도 실외디자인 시안. ⓒ연합뉴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미분양 무덤'이다 뭐다 말이 많았는데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슬슬 바뀌더니 이제는 확실히 좋아진 게 느껴집니다. 11·3대책에도 안 들어갔고, 도시철도까지 뚫리면 서울까지 30~40분 정도 밖에 안 걸려서 그런지 요즘 젊은부부들이 부쩍 늘었어요." (경기 김포시 마산동 H공인 대표)

    한 때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던 김포시 주택시장이 김포도시철도 개통(내년 말 예정)을 앞두고 온기가 돌고 있다. 김포도시철도 개통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은 만큼 생활편의성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또 다시 신규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8일 국토교통부 미분양주택 현황에 따르면 김포시 미분양 주택은 2015년 말 2708가구에서 2017년 1월 219가구로 1년여 만에 91.9% 줄어들었다.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로워진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 반전에는 김포도시철도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김포도시철도는 지역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된 철도건설사업으로, 김포시 양촌역~김포공항역까지 총 23.6㎞·10개 역사가 조성된다. 올해까지 주요 공사를 마무리하고 시스템 설치와 시운전을 거쳐 내년 11월께 개통될 예정이다. 3~7분 간격으로 하루 452회 운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지하철 5·9호선 및 공항철도 환승역인 김포공항역을 통하면 △마곡지구 △여의도 △광화문 △영등포 등 서울 핵심 업무지구로 진입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김현서 리얼투데이 팀장은 "일반적으로 신규 교통망 확충은 주변 부동산시장의 최대 호재로 꼽힌다. 새로 도로가 뚫리거나 지하철 노선 등이 들어서면 투자가치 및 생활편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특히 수요가 많기 때문에 환금성이 뛰어나고 부동산 침체기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 하락폭도 적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률도 높게 나타났다. 한국감정원 시세를 보면 김포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김포도시철도가 착공한 2013년 3월 이후 올해 2월까지 4년여간 24.6%가량 상승했다. 이 기간 경기도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이 13.9%인 점을 고려하면 10%p 이상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되면 김포시 주택시장은 직접적인 개통 효과로 가격 상승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아파트 분양시장이 규제로 위축된 상황이지만, 교통 인프라 구축은 실물 호재로 분양시장에 작용할 전망"이라며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될 경우 서울 접근성이 한층 개선돼 향후 인근 아파트 값이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분위기에 다시 쏟아지는 신규분양과 앞서 분양된 단지들의 입주가 속속 진행된다는 점이 김포시 부동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부동산인포 집계 결과 김포시에서는 2015년 1만2549가 공급됐으며 지난해에는 이보다 80.2% 줄어든 2485가구가 공급되는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지난해의 4.9배에 달하는 1만2219가구가 예정되면서 또 다시 미분양이 속출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김포시에서는 △김포한강신도시 호반베르디움 2·3·5차(946가구) △김포한강 중흥S클래스 파크애비뉴(1007가구) 등이 분양 중이며 △김포향산리 힐스테이트(3506가구) △김포걸포 자이(2964가구) △한강신도시 금성백조예미지(785가구) △김포한강신도시 호반베르디움 6차(696가구) 등이 연내 분양될 예정이다.

    게다가 향후 2년간 한강신도시를 중심으로 입주물량도 쏟아진다.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김포시에서는 올해 1만1133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1만607가구가 예고돼 있다. 지난 7년간 연 평균 입주량(6982가구)의 2배 가까운 물량이 쏟아지는 셈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신규분양과 입주단지 중 골라서 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부동산시장에서 봤을 때 신규분양과 입주물량이 동시에 늘어나는 것은 소화불량에 걸리기 십상"이라며 "김포도시철도 개통 호재 등으로 동면에서 이제 막 깨어난 김포 부동산시장이 다시 침체기로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