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여신점검 기류에 금감원도 '예의주시'反韓 감정 확산되면 중국 진출 금융회사에도 여파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중국에서 마트 영업정지 등 '보복 조치'를 당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의 롯데 중국계열사 여신 실태 파악에 나섰다.

     

    롯데그룹 중국 계열사의 영업 차질 규모가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9일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이 롯데그룹 중국 계열사에 제공한 여신은 1조2000억원이다.


    중국계를 포함한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이 빌려준 자금 8천억원까지 합치면 2조원 규모다. 특히 건설업 계열사 여신 비중이 높다.


    롯데 중국 계열사의 여신 규모 자체가 큰 편은 아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사드 리스크에 노출된 롯데 계열사에 여신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서자 금감원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롯데 중국법인이 입는 피해 강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롯데마트 중국 내 지점 수는 모두 55곳으로 늘어났다.


    중국 현지에 있는 롯데마트 점포 99곳 중 절반 이상이 문을 닫은 셈이다. 영업정지 조치 사유의 대부분은 소방법·시설법 위반이었다.


    55개 점포의 영업정지 상태가 한 달간 이어진다면, 롯데마트의 매출 손실 규모는 약 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금감원이 파악한 결과 시중은행들은 아직 롯데 중국 계열사 여신 한도를 축소하거나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드 리스크를 반영해 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높이는 식으로 여신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실제로 대출 조이기에 들어갈 경우 롯데 중국 계열사들의 운영자금이 끊겨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반한 감정이 확산되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들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하나·우리·신한·기업·국민은행의 중국법인 자산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20조7620억원 규모다.


    국내 은행 중국법인 영업은 대부분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나 교민을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피해가 커지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