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년'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 '디벨로퍼' 꿈 이룰까?

최악 성적표→최대 영업익 '반등'
사업다각화·디벨로퍼 입지 등 과제

성재용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3.09 15: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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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식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뉴데일리경제 DB

그룹 사상 최악의 성적표에서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으로 반등시킨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다시 한 번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2016년 재신임을 얻는데 성공하면서 늘어난 임기가 이제 1년 남았다. '구원승'을 성공적으로 거두면서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올 한 해 농사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2014년 3월 부사장으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김재식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날 예정이다.

김 사장의 지난 3년은 현대산업개발의 '반등기'와 함께 한다. 2004년 이후 꾸준히 흑자를 이어오던 현대산업개발은 2012년 부동산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매출이 3조원대로 떨어졌고, 영업이익(1073억원)과 순이익(55억원)도 전년대비 74.1%, 97.5% 급락했다.

2013년 들어서는 매출(4조2169억원)은 일정 부분 회복(+20.9%)했지만, 미분양·미입주, 공기 지연 등 주택사업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14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면서 한 때 4위까지 올랐던 시공능력평가순위도 2014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2014년은 그룹 최대 위기였다. 채권단은 실적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압박했다. 이는 부실경영 우려가 있는 대기업그룹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해당 기업은 주거래은행 등 채권단 주도 하에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당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CFO(최고재무책임자)였던 김 사장은 '재무통'으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 자산매각으로 확보한 현금과 사업 부문에서 얻은 이윤으로 차입금 줄이기에 입증했다.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 재무관리 플랜도 병행했다.

이 같은 노력에 현대산업개발은 2014년 22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현대산업개발은 김 사장의 위기관리능력을 인정, 2015년 회사 수장 자리에 앉혔다.

2014년 반등에 성공한 현대산업개발은 2015년 3895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인 5172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왔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도 △2014년 5.03% △2015년 8.46% △2016년 10.89%로 뛰어오르면서 대형건설사 중에서도 최상위권의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다. 13위까지 떨어졌던 시평순위도 2015년 TOP 10에 복귀했다.

재무구조도 탄탄해졌다. 부채비율은 108.1%,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 5.6%로 매우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분기 순현금 상태로 전환한 이후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무차입 경영상태란 총차입금보다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 등이 더 많은 상태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113억원으로, 2015년 말(4278억원)에 비해 1.66배 증가했다.

'창사 이래 최대 영업실적' 등 영업성과에 더불어 괄목할만한 재무성과까지 달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김 사장은 2016년 한 차례 재신임을 받아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미뤄진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주택시장의 호황에 가능했다는 진단이 제기되면서 평가절하되고 있다. 바닥을 치던 부동산시장이 호조세를 띄기 시작했고,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동안의 손실이 만회됐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 주택 부문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 역시 연임을 위해서는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최근 활황이었던 신규아파트 분양시장이 위축되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산업개발로서는 불황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정부 정책도 더 이상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는 등 대내외 경기변동이 큰 시기에 국내 주택사업에 대한 전략만으로는 안정적은 수익을 창출하기가 버거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외주주택과 자체공사에서의 매출(1조9715억원)이 전체 매출(3조353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2014년 52.4%, 2015년 57.2% 등으로 절반 이상의 매출이 주택 부문에서 창출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종합 디벨로퍼'로서의 이미지도 퇴색되고 있다. 종합 디벨로퍼는 단순 시공만 하는 건설사가 아니라 부지 선정 및 매입부터 상품기획, 자금조달, 시공, 마케팅, 분양,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부동산개발의 큰 그림을 그리는 존재다.

전체 수주액 가운데 주택수주 비중이 2015년 77%에서 2016년 86%로 증가했다. 10대 대형사 가운데 주택사업 수주 비중이 80%를 넘는 곳은 현대산업개발이 유일하다. 그러면서 보유한 분양용지는 줄어들고 있다. 2015년 3분기 52만㎡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분기 32.9% 줄어든 35만㎡를 기록한 이후 등락이 없는 상태다. 단순도급 사업만 하는 여느 건설사와 큰 차이가 없다는 판단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사업에 치우쳐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손익구조를 봤을 때 주택경기가 불황 국면에 접어들 경우 회사 전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특히나 올해는 해외사업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에 위기를 헤쳐 나갈 돌파구가 필요하다. 안정적인 실적을 위해서는 사업다각화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재식 사장은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 1993년부터 현대산업개발에서 근무하면서 법무감사실장, 영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주택사업에서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부동산 산업과 관련한 전후방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새로운 사업 모델을 탐색하기 위해 기획, 인사, 주택, 건축, 토목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하나의 팀으로 모은 TF팀을 운영하는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합 부동산·인프라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위해 계열사 간 사업을 연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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