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운임 상한 유지"… 이용수요·비용절감 등 변수3회 이내 정차 비중 20%로 확대… 일반-고속열차 환승 대기 20분으로
  • ▲ KTX산천.ⓒ연합뉴스
    ▲ KTX산천.ⓒ연합뉴스

    오는 8월부터 직통 고속열차(KTX·SRT)가 도입돼도 운임이 수직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국토교통부는 ㎞당 운임 상한을 유지하겠다는 태도다. 큰 폭의 운임 인상이 열차 수요를 떨어뜨릴 수 있어 무턱대고 운임을 올리기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다.

    ◇서울~부산 2시간 이내… 직통·1회 정차 열차 도입

    국토부는 8일 열린 선로배분심의위원회에서 올 하반기부터 일부 적용할 2018년 선로배분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선로배분기본계획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에스알(SR) 등 철도운영자가 열차 운행계획을 세울 때 고려해야 하는 지침이다.

    국토부는 이번 기본계획에서 오는 8월부터 직통 고속열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무정차 고속열차를 운영하면 서울·수서~부산은 2시간 이내, 용산·수서~광주송정은 1시간25분에 갈 수 있다.

    경부선은 1회 정차 고속열차도 선보인다. 대전, 동대구에서 모두 섰던 것을 두 곳 중 한 곳만 정차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통해 3회 이내 정차 열차 운행횟수를 현재 15%에서 2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운행횟수와 시각 등은 운영자 기술검토를 거쳐 8월 확정한다.

    고속-일반철도 간 환승시간은 20분 수준으로 최적화한다. 환승 대기시간을 줄여 고속철도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코레일 열차의 환승 대기시간은 20분 이내가 58%인 것으로 조사됐다. 1시간 가까이 기다리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 정차 방식도 수요맞춤형으로 개선한다. 정밀 수요분석을 통해 정차가 잦은 열차를 시간대별로 집중 배치하고 그 외 시간에는 정차역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안전한 철도 운행을 위해 선로 작업시간도 충분히 확보하게 했다. 야간 집중작업시간은 3시간 30분을 연속해서 보장한다. 운영상 미비점을 살피는 주간점검시간도 구간별로 1시간을 확보한다.

  • ▲ SRT.ⓒ㈜SR
    ▲ SRT.ⓒ㈜SR

    ◇요금 인상 불가피… 인상 폭은 크지 않을 듯

    국토부는 열차 운행 다양화에 따라 요금 체계도 탄력적으로 차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찍 도착하는 열차는 요금을 더 받고 느린 열차에 대해선 덜 받겠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열차마다 정차 횟수가 달라 경부선은 소요 시간이 20분 가까이 차이 나기도 하지만, 요금은 같다"며 "승객에 따라 불만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국토부는 직통 고속열차 도입이 운임 인상을 위한 조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직통 열차를 도입한다고 해서 ㎞당 운임 상한을 높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고시한 고속열차의 ㎞당 운임 상한은 2011년 이후 164.41원이다. 코레일은 ㎞당 163.31원을 부과하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부산 KTX 141열차의 일반석 성인 요금은 5만9800원이다. 직통 고속열차에 운임 상한을 적용하면 6만202원이 된다. 승객은 현재보다 편도 402.79원을 더 내야 한다.

    대신 이동시간은 2시간42분에서 2시간 이내로 단축된다.

    현재도 이동소요시간이 늘어나면 요금은 낮아진다. 이날 오후 KTX 235열차의 경우 소요시간은 3시간9분으로, 요금은 4만8800원이다.

    철도운영자가 무턱대고 상한까지 요금을 올릴 수도 없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직통 열차에 대한 수요분석 없이 요금을 한 번에 많이 올리면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직통 열차의 경우 무정차에 따른 열차 운행 부대비용이 줄 수 있는 만큼 이를 요금 인상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요금 인상 폭을 낮추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지난달 내수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고속철도 할인 혜택을 내놓은 것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고속철도 예약을 일찍 하면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가령 25일 전에 예약하면 최대 50%, 15일 전에는 20~30% 할인하는 식이다.

    할인 혜택을 잘 활용하면 체감하는 요금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이동시간은 단축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정부 고시 운임 상한이 물가 당국과의 협의에 따라 오를 수 있고, 정부의 속도 향상 방침에 따라 3회 이내 정차하는 열차 비중이 커지면 승객의 열차 선택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