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약, '뉴삼성' 프로젝트 등 개혁작업 좌초 위기"

이재용 구속 한 달…오너 부재 '경영 공백' 여전

'경영 정상화' 총력 불구 '개혁작업' 좌초 위기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 돌입 했지만…중장기 사업 경쟁력 저하 우려"

윤진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3.16 06: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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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 한 달째에 접어들면서 삼성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이 부회장이 흔들림 없는 경영을 강조한 만큼 경영 정상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다만 제2의 도약을 위해 진행해온 '뉴삼성' 프로젝트 등 다양한 개혁작업들은 사실상 좌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오너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 경쟁력 저하를 피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를 중심으로 사업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계열사별 주주총회에 맞춰 조직개편과 사업계획을 마무리하고 이달 말부터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계열사별 흔들림 없는 경영을 주문한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옥중 경영을 펼치고 있는 이 부회장은 변호인과 최고 경영진을 통해 경영 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 미전실 해체 등 '격동의 한 달'…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 돌입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후 삼성에 나타난 첫 번째 변화는 수요 사장단 회의 중단이다.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삼성은 구속 직후 열린 사장단 회의를 잠정 중단하고 재판과정에서 벌어질 법리공방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양한 의혹들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대응방침도 180도 달라졌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내세워 적극 해명했다. 승마 우회지원, 바이오로직스 상장의혹, 순환출자 의혹 등 의혹제기식 보도에는 해명자료로 반박했다.

변화의 중심에는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자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차단하겠다는 내용의 쇄신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500억원 이상의 기부금에 한해 이사회 내 경영위 의결을 의무화했던 삼성전자는 10억원 이상의 기부금에 대해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재판에 집중하되 단기적 경영 현안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 아래 부장급 이하 직원들에 대한 승격 인사도 병행됐다. 기업활동 정상화를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이다.

삼성그룹은 같은날 미래전략실 해체, 그룹 사장단 회의 폐지, 계열사별 대표이사 및 이사회 중심 자율 경영, 대관업무 조직 해체, 승마협회 임직원 복귀, 외부 출연금 이사회 승인 등을 포함한 쇄신안을 발표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미전실로 대표되는 삼성그룹이 해체되면서 계열사별 이사회 권한이 확대되고 전자·생명·화재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 전환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관측했다.

◆ 오너 부재로 인한 '경영 공백' 장기화…사업 경쟁력 저하 우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생명, 물산 등은 이 부회장 구속에도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이슈가 주주들을 움직이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200만원을 가뿐히 넘었고 시총은 400조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 인수와 그룹 공채, 지주사 전환 이슈가 예정되면서 경영 정상화는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예상보다 6개월 빨리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하는 등 만약에 있을 경영상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또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내주 열리는 주총에서 지배구조개편 방안과 경영 쇄신안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처럼 눈앞에 보이는 단기적인 현안만 봤을 때는 삼성의 경영 현안은 완전히 정상화된 것처럼 보인다. 삼성은 계획된 현안들을 계열사별 전문경영진을 중심으로 잘 운영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너십, 미래전략실, 계열사별 전문경영진을 중심으로 구축해온 기존 시스템이 갑작스럽게 변화하면서 다양한 개혁작업들은 동력을 잃게 됐다.

대외 경쟁력 하락이 우려에서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증거다. 글로벌 네트워킹에서도 큰 차질이 생겼다. 당장 이달 말 개최되는 중국 보아오포럼과 주요 이사회 참석은 불가능해졌다. 글로벌 기업인과의 교류가 불가능해지면서 글로벌 네트워킹에서도 큰 차질이 생겼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제외한 신규투자나 M&A는 멀어졌다. 책임을 감수하면서 대규모 사업을 결정해야할 오너가 사라지면서 사업 경쟁력 저하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기업 CEO 출신 사외이사 추천도 불투명해졌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감안하고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진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총수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이 선임되는 건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게 전반적인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지주사 전환, 반도체 시장 호황, 하만 인수와 같은 현안들이 긍정적 효과로 나타날 순 있지만 얼마나 갈지는 의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오너 부재로 인한 경영 공백이 사업 경쟁력 저하로 나타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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