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수익 내고도 수 천억 충당금 발생美금리인상 호재 속 기업 구조조정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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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 주가 상승으로 분위기가 좋았던 은행주들이 다시 침울한 표정이다.

    미국 금리인상 영향으로 국내 시중금리 역시 오름세를 띠면서 수익성도 함께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워크아웃에 돌입될 것이란 전망에 또다시 수 천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될 판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국책은행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회사채 채권자 등 대우조선해양과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와 채무 재조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단 금융당국은 △자구안을 확대하는 선에서 현상 유지 △채권단 공동관리인 자율협약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구속을 받는 워크아웃 △법정관리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을 결합한 투 트랙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채권단과 협의에 이를 계획이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 형태로 진행될 경우 은행들이 부담해야 될 충당금이 많다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과 관련된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다.

    국책은행을 제외한 은행권의 여신 규모는 약 1조9000억원으로 이 중 현재 충당금 적립잔액은 297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여신 규모의 15.3%로 대우조선해양 여신을 고정이하로 재분류할 경우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

    은행별 여신(RG 포함) 규모는 하나금융지주가 7700억원, KB금융지주의 경우 6470억원에 이른다. 신한금융은 2500억원, 우리은행도 2000억원에 달한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지원 방안이 자율협약으로 진행 시에도 대우조선 건전성에 변화가 없지만 은행들은 개별 평가로 충당금 적립 방법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개별평가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충당금 적립률이 약 20~30% 수준으로 상향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워크아웃으로 진행될 경우 고정이하로 건전성이 재분류돼 충당금 적립률이 60~70%에 달한다”라며 “이 경우 하나금융과 KB금융이 상당한 충당금 압박을 받게 돼 상승세를 타던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은행주는 연초부터 실적 개선과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는 지난 14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신한지주, 우리은행 역시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일 주식시장에도 미국 금리인상 호재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대우조선해양 워크아웃 전망이 흘러 나오자 상승하던 흐름은 주춤한 상태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 상승은 외국인 매수세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은행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한 만큼 대우조선 관련 충당금 이슈를 이들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단기 주가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