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대기업 탓만… 무조건적인 규제는 'NO'

[취재수첩] 유통 규제 법안은 편향적 '시각'… 고객 목소리는?!

규제보단 폭넓은 대화 통한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할 시기

진범용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3.22 15: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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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범용 뉴데일리 경제 산업부 기자. ⓒ진범용 기자

최근 국회에서 발의한 유통 규제 법안들을 보면 한결같이 대기업은 참으로 악질로 묘사돼 있다. 골목상권을 죽이고, 전통시장을 소멸시키고, 소비자들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달 20일 "대통령이 되면, 복합쇼핑몰, 대형유통점 주말영업을 금지하고 신규 복합쇼핑몰이 골목 상권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역시 "대형마트 의무협업일을 기존 2일에서 4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비단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에 그치지 않고 면세점, 백화점 등 사실상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모든 유통채널을 대상으로 영업제한을 시행하는 법안까지 발의된 상황이다.

2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부터 현재까지 발의된 유통 규제법만 20개를 넘는다.

5월 9일 '장미 대선'을 앞두고 소상공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일종의 선거 공약인 셈이다. 

그러나 정작 대형마트 등을 직접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반영돼 있지 않다.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주말에 몰아 장을 보는 경우가 많다. 대형마트가 매주 문을 닫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온다.

최근 가족 단위 고객이나 스포츠 동호회 등에서 자주 찾는 복합쇼핑몰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물건을 사러 가는 곳이 아닌 체험형 매장으로 꾸려진 공간을 주말마다 문 열지 못하게 하는 일차원적인 발상이다.

변화한 소비자 트렌드에 맞추지 못하는 전통시장만 무조건 감싸는 것도 잘못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설 명절 기간 4인 가족 기준 설 상차림 가격을 분석한 결과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 비교해 10%가량 저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대형마트를 찾았다. 

시장마다 가격이 다르다는 점, 카드 이용 시 불친절, 현금영수증 발급 불가, 주차 공간 빈약 등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꺼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실제로 대형마트 규제 이후에도 전통시장 방문 횟수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효과 소비자 조사' 결과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전통시장 등 지역소상공인 보호의 정책적 효과는 적은 반면, 장바구니 소비를 감소시켜 민간소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인한 전통시장 방문 증가 횟수는 연간 평균 1회도 미치지 못하는 0.92회에 불과했다.

오히려 이 기간 e커머스(전자상거래)는 매년 두 자릿 수 이상 가파르게 성장했다. 

'골목상권 살리기'를 내걸며 유통업 규제 정책을 펴고 있는 국회는 이러한 소비자의 생활 변화 추이부터 살펴봐야 한다.

무조건적인 전통시장 감싸기 규제는 잠깐의 표심은 잡을 수 있어도 국민 생활 자체를 퇴보시킨다. 대형마트를 규제하고, 백화점, 면세점, 복합쇼핑몰을 규제해도 안 되면 e커머스까지 규제하겠다는 자세로는 어느 한쪽도 살릴 수 없다.

전통시장과 대형 유통기업의 상생에 대해 이미 기업들은 어느 정도의 해법을 찾아냈다. 일례로 충남 당진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당진어시장'은 이마트와 협업해 '노브랜드 당진 상생스토어'로 변신을 꾀했다.

그 결과 당진어시장은 하루 평균 방문고객이 40% 증가했다.

어떤 일에 무조건적인 한쪽의 잘못만 있을 수는 없다. 규제보단 폭 넓은 대화를 통한 상생의 길로 이제는 나아가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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