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산한 면세점. ⓒ연합뉴스
    ▲ 한산한 면세점. ⓒ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이 줄어들면서 관광업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자국 여행사에 대한 한국여행상품 판매 금지 조치 시작일인 지난 15일 이후 서울시내 면세점의 매출이 크게 줄어드는가하면 호텔과 여행사에는 중국인 예약이 들어오지도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 당장보다는 4월 이후 관광객 '절벽'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매출의 70~80%를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는 면세점들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지난 주말(18~19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2016년 3월19~20일)보다 25% 줄었다. 올 들어 꾸준히 전년대비 2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지속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여행사들의 한국관광상품 판매금지가 시작된 지난 15일부터는 계속 감소 추세"라며 "아직 개별관광객은 있지만, 단체관광객 감소가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면세점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서울 신라면세점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줄어들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15일 입국한 사람이 일부 남아 주말까지는 '관광객 절벽'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도 "보통 중국인들이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에 오기 때문에 이번 주부터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면세점 매출도 지난 15일 이후 지난해보다 30% 정도 감소했다.

    갤러리아 면세점 관계자는 "15일 이전에 온 사람들이 있어 지난주까지는 괜찮았지만, 당분간 더 좋아질 일이 없으니 난감하다"며 "동남아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효과가 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HDC신라면세점의 15일 이후 매출은 직전주보다 30% 이상, 신세계면세점도 같은 기간 지난달 평균 하루 매출보다 약 35% 각각 감소했다.

    호텔업계도 울상이다.

    서울 명동의 한 비즈니스호텔 관계자는 "현재는 15일 이전에 예약한 중국인 개별관광객들이 있어 중국인 손님이 급격하게 줄진 않았다"면서도 "단체관광객뿐만 아니라 개별관광액 예약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 호텔의 중국인 비중은 30% 정도인데, 이 중 3분의 1이 벌써 사라졌다.

    이 관계자는 "지금처럼 예약이 아예 안 들어오면 이번 달보다 4월이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여행사들도 예약이 아예 없는 상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15일이 되기 전부터 이미 예약이 안 들어왔다"며 "지금은 그 전에 예약한 손님들이 있어서 영업은 하고 있지만, 5월 초에 중국 노동절 연휴도 있는데 4월부터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지 막막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관광 상품 금지가 풀리고 분위기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지금 중국 현지의 송객 여행사들의 한국 담당 부서가 아예 없어진 곳이 많아 조직 등이 다시 생기려면 시간이 또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