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냥 쉰 청년백수 추이. ⓒ연합뉴스
    ▲ 그냥 쉰 청년백수 추이. ⓒ연합뉴스

    일할 능력은 있지만, 그냥 일하지 않고 쉰 청년 인구가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불황에 더한 정치적 혼란으로 대기업 채용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등 나아지지 않는 고용상황이 청년들의 구직활동마저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1만1600명 늘어난 36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2월(38만6000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 것은 2015년 11월(6900명) 이후 15개월 만이다.

    지난해 12월까지 매달 평균 5만여명 내외로 줄어들던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지난 1월 9개월 만에 감소 폭이 1만명 밑으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달 플러스(+)로 전환됐다.

    '쉬었음'은 일할 능력이 있고 큰 병을 앓는 것도 아니지만, 그저 '막연히' 쉬고 싶어서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청년층 연령대별로 보면 10·20대 '쉬었음' 인구가 예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20~29세 '쉬었음' 인구는 30만1000명으로, 2월 기준 지난해(30만9000명)에 이어 2년 연속 30만명대 머물렀다. 2월 기준 20대 '쉬었음' 인구가 2년 이상 30만명대에 머문 것은 2011~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15~19세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2만명 늘어난 6만1000명을 기록, 2년 만에 다시 6만명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30대와 60대 '쉬었음' 인구도 늘면서 전체 '쉬었음' 인구는 2012년 2월(191만4000명) 이후 5년 만에 최대치인 189만9000명까지 올라섰다.

    통계청은 비경제활동 인구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 특별한 이유 없이 쉬었다고 답변한 사람들을 '쉬었음' 인구로 분류, 집계한다.

    객관적 지표에 근거한 통계지표와 달리 '쉬었음'은 주관적인 답변에 의지하는 만큼 그 이유를 한두 가지로 단순화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청년층 '쉬었음' 인구의 증가는 2년여간 계속된 높은 청년실업의 영향을 일부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구직 실패를 반복한 청년들이 올해도 고용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일시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다른 길을 모색하면서 '쉬었음' 인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취업포탈 잡코리아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상대로 올 상반기 대졸 정규직 신입 채용계획에 대해 설문한 결과 조사대상 312개사 가운데 44.6%는 신입 채용계획 자체가 없었고, 21.1%는 채용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다양한 원인이 있어 그 이유를 특정하기 쉽지 않다"며 "비경제활동 인구 중 '재학·수강'으로 분류된 사람들이 2월에 '쉬었음'으로 넘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