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21일 재연임에 성공했다. ⓒ한전
    ▲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21일 재연임에 성공했다. ⓒ한전


"전기 팔아서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

한국전력 조환익 사장은 21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을 빨리 구축하지 않으면 결국 구글에게 뺏기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사장은 전세계 전력산업이 전력공급에만 머물러서는 생존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독일과 프랑스의 전력사가 연달어 시가총액이 반토막 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에도 대응해야 하고, 원전이 축소되고,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는 등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사장은 그러면서 "한전이 보유한 3540억 건의 빅테이터를 통해 플랫폼을 구축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전국에 900만개 기지국을 보유하고 있다. 전선주 하나하나가 기지국인 셈이다. 기지국에 센서를 붙여 향후 노약자 보호, 미세먼지 측정하는 등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 

조 사장은 "현재 드론을 띄워서 송전망 설비점검, 가상현실 기반 디지털변전소 시스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들어 경쟁력을 쌓겠다"고 했다. 

플랫폼 경쟁을 위해 정보기술(IT) 인력을 충원 계획도 밝혔다. 

그는 "IT 인력들이 조직 내에 있어도 도태됐다"면서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력사업자를 끌어들이고 경쟁력을 쌓기 위해 인력을 확충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전력산업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어느 나라도 전력망을 완전히 개방한 나라는 거의 없지만 프로슈머나 전기차 시장 등 에너지 신산업은 개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 가스 등 분야별로 칸막이가 많은데 융복합 등 수평적개방이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영국의 원전 사업 참여도 적극 검토 중에 있다. 일본 도시바와 프랑스 엔지의 합작사 뉴젠의 도시바 지분 60%를 인수해 영국 원전 사업에 뛰어든다는 구상이다. 

이에 조 사장은 "영국과 일본 정부 사이 협의가 안돼서 공식적인 건 없다"며 "물밑에서 수없이 만나고 있는 단계다. 부채와 자본 비율이 정해지면 가장 빨리 뛰어들 것"이라고 했다. 

조 사장은 2012년 12월인 이명박 정부 시절에 취임해 두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박근혜정부를 거쳐 차기 정부까지 총 5년 2개월여 간 한전을 이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