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권 컨소시엄 구성 요구를 받아들일 지 여부를 결론 짓지 못하고 있다. 

애당초 산업은행은 20일날 박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 허용을 서면으로 부의해 22일께는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22일 오후5시까지도 부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오늘 부의하기 위해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무리 늦어도 이번주 금요일까지는 서면 부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부의 직후 결과가 공개되기까지 이틀 정도 소요되는 만큼 부의 결과가 다음주초에 나올 것이란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컨소시엄 불허'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입김이 계속되면서 진통을 겪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은 박 회장 본인과 아들인 박세창 사장 외에는 행사할 수 없다. 

하지만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체계·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잇따르는 데다가 대권 주자들이 국내 기업을 중국계 더블스타에 넘겨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매각 절차가 꼬여버렸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시장 원리가 아닌 여론전으로 흐르면서 채권단 입장에서는 나름의 '숨고르기'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기류도 뒤따르고 있다. 

또 오는 23일 금융당국이 대우조선해양 지원 방안 발표를 앞두고 산은 내부 분위기도 상당히 어수선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 쪽에서는 조기 대선 분위기를 타고 매각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어느 쪽이 인수하든 후폭풍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