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사상 첫 합동 기자회견… 정치적 고려없다 일축

  • ▲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오른쪽)과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23일 공동으로 대우조선해양 지원안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뉴데일리
    ▲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오른쪽)과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23일 공동으로 대우조선해양 지원안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뉴데일리


"산업은행과 한 배를 탔다고 생각한다."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의 목소리에는 신뢰감이 묻어났다. 옆자리에 앉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23일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 지원안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지금껏 산은과 수은이 한 회사에 지원한 경우는 많았지만 합동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오전 관계장관회의서 발표된 지원방안에 대한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의 입장 발표가 있은 뒤에 중간 질의응답을 받고, 마무리 발언을 수출입은행 최종구 회장이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업계에서는 두 국책은행이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산은과 수은이 맞손을 잡은 만큼 이해당사자인 시중은행과 사채권자 등도 출자전환과 같은 고통분담에 동참해 달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더이상 산은과 수은의 출혈 만으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을 이끌고 나갈 수 없다는 현실적인 위기감도 깔려있다. 

두 국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회생에 2조9천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발표했다. 분담 비율은 1:1로 똑같다. 과거 산은과 수은은 지원 규모를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 ▲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23일 대우조선해양 지원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23일 대우조선해양 지원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 최종구 행장은 "분담 비중을 산정하는 데 있어서 대주주인 산은과 최대 채권은행이 수은이 어디가 더 많이 하느냐를 따질 것 없이 공동으로 한배를 탔다는 생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역할을 해주신 산은에 감사한다"고 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지원에 따라 자본확충이 불가피해졌다. 최 행장은 "자본확충 펀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손실 규모에 따라 1조원 정도 정부와 산은에 출자를 받아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 추가 지원에 대한 절박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불과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추가 혈세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회장은 "지금 이 순간도 국민 혈세가 어떻게 쓰이는지가 최대 관심사"라면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내달 대우조선이 사실상 부도가 난다. 그렇게 되면 59조원에 달하는 국가적 손실이 발생해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대우조선 관리 책임론에 대해서도 "책임을 피해갈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구조조정은 책임문제와 사후 입장을 고려해서 간다면 잘못된 길로 갈 가능성이 많다. 원칙은 기업의 정상화"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채권단이 조선업의 장기시황 부진과 대우조선의 내재적 위험 요인을 좀 더 보수적으로 판단해 유용하지 못했던 점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3일 대우조선해양 지원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3일 대우조선해양 지원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 전체 이해당사자와 채무조정 합의가 불발될 경우, 강제적 채무조정인 'P플랜'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P플랜은 법원의 강제성 있는 채무조정과 워크아웃을 결합한 제도로 이 절차를 밟을 경우 채권단은 손실이 더 커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