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감소-공급과잉 '이중고' 카프로락탐…'증산 vs 감산' 주총서 결판
  • ▲ 울산에 위치한 카프로의 생산공장 전경.ⓒ카프로
    ▲ 울산에 위치한 카프로의 생산공장 전경.ⓒ카프로


    카프로(capro)의 주주총회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경영자와 투자자의 갈등이 주총에서 종지부를 찍기 때문이다.

    2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글로벌센터 9층에서 카프로의 주주총회가 열린다. 대주주와 다른 경영 판단을 내리며 갈등을 겪었던 박승언 대표이사의 재임안이 이날 주총에 참석한 소액주주들의 표심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카프로는 폴리아라미드(polyaramid) 섬유, 일명 '나일론(nylon)'의 원료인 카프로락탐(caprolactam)을 생산하는 회사다. 효성이 11.65%, 코오롱인더스트리가 9.56%의 지분을 확보해 1, 2대 주주다.

    카프로락탐은 최근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폴리에스터(polyester)와 스판덱스(spandex)에 밀려 나일론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 등 후진국이 비교적 공정이 간단한 카프로락탐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한 2012년부터는 아시아 역내의 공급과잉이 심각한 수준이다. 

    카프로는 지난 2012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전임 이상규 대표이사는 연산 27만t을 생산할 수 있지만 2013년 연산 11만t을 생산하는 1·2공장을 셧다운(shut down)하고 연산 16만t을 생산할 수 있는 3공장의 가동률을 60% 이하로 낮추며 감산 정책을 펼쳤다.

    전임 이 대표는 대주주와 이견이 없었지만 박 대표가 2015년 공장 가동률을 올리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시장 상황이 개선됐다고 판단한 박 대표는 3공장의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고 2공장을 가동했다.  

    카프로락탐은 원료인 벤젠(benzene) 가격이 2016년 하반기 급상승하면서 덩달아 오르기는 했지만 이는 수요 증가가 아닌 공급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 업계에 지배적인 분석이다.

    특히 2016년 하반기부터 석탄 가격 급상승하면서 중국에서 석탄화학 공정으로 생산되던 벤젠이 줄어들면서 몸값이 상승했다.

    석탄 가격은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t당 평균 51달러를 유지하다가 7월 61달러, 8월 67달러, 9월 72달러, 10월 92달러, 11월 101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올 3월까지 평균 81달러를 기록중이다.

    벤젠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t당 600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가격이 11월 709달러, 12월 832달러, 올해 1월 941달러, 2월 1017달러까지 급등하다 가장 최근 거래에서 893달러를 기록해 급락하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